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30일 "제 피는 충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충청권 기자들과 만나 "지역에서 충청권 인사로 생각하고 있는데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전 총장이 언급한 '피'는 '고향' 또는 '뿌리'로 의역이 가능해 보여 사실상 자신의 연고를 충청권으로 못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조상이 500여년 간 논산에서 살아왔고 공부 등의 이유로 공주로 옮겨갔다"고 부연했다.
논산은 윤 전 총장의 본(本)인 파평윤씨 집성촌이 있는 곳이며 공주 이주의 표현은 윤 전 총장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공주농고를 나온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이 충청권에 대한 메시지를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주목된다.
윤 전 총장 부친 고향은 충남 공주지만 윤 전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같은 이유로 윤 전 총장을 충청권 인사로 봐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대체로 보수 진영에선 충청권 인사로 분류하고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을 충청대망론과 결부해 기대감을 부풀려 왔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선 윤 전 총장이 부친 고향을 제외하면 학연 등 지역적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이유로 충청권 인사로 분류하는 것을 꺼리며 경계해 왔다.
실제 민주당 대권주자인 양승조 충남지사는 "윤 전 총장이 충청권에 살지도 않았고 학교를 나오지도 않았고 지역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도 없다"며 "아마 윤 전 총장도 충청인사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쑥쓰러워 할 것"이라고 공격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윤 전 총장이 직접 자신을 충청인이라고 규정하고 나서면서 이같은 정치권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날 윤 전 총장 발언이 향후 대선정국에서의 파급력을 주목하고 있다.
충청권은 전통적으로 보수 진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불려 왔는데 범 야권 '대장주' 윤 전 총장의 이날 발언이 보수층 결집의 모멘텀이 될는지 관심이다.
한편, 윤 전 총장의 이날 국회 소통관 방문에선 기자들과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누고 허리를 90도 굽히는 이른바 '폴더 인사'를 하기도 하는 등 언론과 적극적인 스킨십을 했다.
50분 간 각 언론사 부스를 돌며 인사한 윤 전 총장은 "한국 정치의 생생한 현장을 보는 것 같다"며"저 윤석열 이제 정치에 첫발을 들였는데 여러분의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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