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세종의사당 정치는 없고 정략만 있다

  • 정치/행정
  • 국회/정당

[세상읽기] 세종의사당 정치는 없고 정략만 있다

  • 승인 2021-06-30 08:26
  • 수정 2021-06-30 15:33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정치는 신뢰다. 공직 선거에 나선 후보는 유권자에게 공약(公約)을 내놓는데 이는 양 쪽을 이어주는 신뢰의 증표다.

 

주민 선택을 받은 후보는 자신에 보장된 임기에 공약을 지켜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혈세로 봉급 받는 선출직 공무원의 최소한 도리고 신뢰를 지키려는 과정이다.

 

만일 공약이 공약(空約)이 된다면 유권자와의 신뢰는 깨진 것으로 봐야 마땅하다.

 

정치는 공정이다. 2년 전 문재인 정부를 뒤흔들었던 조국사태는 물론 최근 불거진 LH 사태 역시 공정의 가치 균열에서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 

 

국정의 무한책임을 진 여당은 이로 인해 4.7 재보선 참패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이처럼 공정은 절대 훼손되면 안 되는 국민의 역린(逆鱗)과도 같다.

 

국회의 입법도 공정해야 한다. 전국 방방곡곡 국민 누구나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지역만 챙기고 특정 지역의 요구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한다면 이는 공정이 아니다.

 

정치가 곧 신뢰고 공정이라면 세종의사당 설치 논의 과정에서 정치는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여야는 그동안 세종의사당 설치에 이미 몇 번이고 합의했다. 2017년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 5명의 후보가 공약으로 걸었고 모두 동의했다. 

 

뿐만 아니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4.15 총선에서도 여야는 한 목소리를 냈다. 21대 국회 들어선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4월 27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선 6월에 세종의사당법을 처리하기로 여야가 철석같이 약속했다.

 

하지만 이제 와선 이런 저런 이유로 뒷짐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운영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아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현안 파악이 안되서…"라고 둘러대고 있다. 

 

더구나 송 대표는 얼마 전 국회방송에 나와선 6월 아닌 대선이 코 앞인 정기국회로 미뤄 세종의사당법을 처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6월 처리 약속을 믿었던 충청권으로선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이다.

 

영호남 현안입법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공정하지도 않다. 

 

가덕도 특별법과 한전공대 특별법은 법안 발의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각각 93일과 161일 걸렸다. 반면, 세종의사당 설치 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은 법안 발의 1년이 다 되도록 공전하고 있다. 

 

영호남 현안 입법은 군사작전을 방불하듯 처리하면서 유독 충청 현안 법안처리에는 사골을 끓이듯 하세월이다. 이는  명백한 충청 홀대이며 불공정의 극치다.

 

정치는 책임이다. 정치인이라면 무릇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야 당장 실패하더라도 언젠가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세종의사당법 6월 처리가 경각에 달렸는데도 여야는 서로 책임질 생각이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발톱을 세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의지가 없다고 헐뜯기 바쁘다.

 

책임 없는 정치는 그저 정략일 뿐이다. 양당이 세종의사당에 정략을 깔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책임을 지면 된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당장 세종의사당법을 처리해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이 시대와 충청의 준엄한 명령이다. 

<강제일 서울본부 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1.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2.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3.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4.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5.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