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록 원장 |
이러한 측면에서 대전이 혁신 허브가 될 잠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대전에서 수도권으로 전출하는 청년들이 한 해 5000명이 넘는다. 아마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주도형 일자리가 적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자리 창출하는 방법은 기존 기업이 추가 고용하거나 다른 지역 기업의 대전 이전 또는 창업하는 길이다.
우리 원에서는 젊은이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대전을 창업 메카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이런 일을 수행할 때 역풍(watch your back)도 생각한다.
첫째가 청년의 도전정신과 중장년의 경험과 봉사 정신을 연계한 예비창업자 발굴이다. 우리 원에는 지난 4월 시범적으로 모집한 18개 예비창업자가 입주해 있다. 사업아이템은 ICT, 바이오, AI 등 4차산업 위주다. 이들은 대체로 전문지식과 기술개발, 자금조달 그리고 마케팅 전략 중 어느 하나가 미흡할 수도 있다. 이들에게 적합한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잘 설정하면 사업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진흥원은 1800명의 멘토, 740개사의 멘티를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5년간 창업 1000개, 일자리 1만4500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로는 과학 도시기반의 문화관광산업 모빌리티 육성이다. 우주 항공, 바이오, 기계, 화학 및 전기 전자 등 약 30개의 프로그램을 발굴해서 보고 지나가는 관광(sightseeing tour)이 아닌 머무르며 지식 탐구하는 관광(learning tour)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당일, 3박 4일, 1주일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연구단지 길거리는 전국에서 온 버스와 학생들로 가득 찰 것이다. 여기에서 많은 젊은이에게 창업이나 고용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셋째는 KAIST, 연구기관 중심으로 4차 산업에 해당하는 맞춤형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는 방안이다. 대전 소재 교육기관이나 연구기관에서 기업이나 근로자 수요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 발굴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5G, 코딩, 자율주행 분야 인력양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넷째는 바이오산업 모빌리티 제고이다. 대전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소재하며, 바이오메디컬 규제 자유 특구로 지정됐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8개 종합병원, 2000여 개 의료기관, 9000여명의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다. 산·학·연·병원의 융복합으로 바이오 모빌리티가 구축되면 창출될 잠재적 일자리가 많다.
마지막으로 물류모빌리티다. 대전은 KTX로 한 시간이면 서울, 부산, 광주에서 올 수 있는 곳이다. 앞으로 연구기관과 기업이 공동으로 차세대교통수단 즉 시간당 1200㎞로 달리는 하이퍼루프를 개발한다면 10분이면 갈 수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원천기술로 수많은 예비창업자가 나올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가능한 것은 대전에는 다른 도시에 없는 다양한 연구기관 및 우수한 교육기관 그리고 유능한 젊은이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는 국제적 정보 흐름을 이전세대보다 다양한 수단을 통해 훨씬 빨리 취득하여 활용하고 있다. 또 뭔가를 뇌에 담기 위해 암기하기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신속하게 끌어내어 어떠한 이슈에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동의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과거에 중시했던 가치들이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오히려 장애가 되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보다 직간접 경험도 많고, 더 효율적인 학습방법을 활용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기에 청년들이 하려는 일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아도 된다고 본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중장년의 경험과 봉사 정신을 젊은이의 도전정신과 연계하는 것이다. 대전이 전략을 갖고 다양한 창업기회를 꾸준히 제공하면서 젊은이의 창업 욕구를 북돋고 장려해 나가다 보면 창업 메카가 돼 있을 것이다. /배상록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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