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람 기자 |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 냄새 맡는 게 그리워진 시기였고, 소주잔을 4개만 부딪히는 것보다 5개, 6개의 잔이 출렁이는 운치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벌써 각종 모임의 사람들과 잡은 약속으로 인해 7월 달력은 빼곡해졌다.
그러다가 문득 오후 6시마다 울리는 코로나 19 안내 문자를 보면 생각에 잠겼다. 완화해도 되는 건가?
7월부터 개편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표적으로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단계를 구분했다. 대전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15명 미만이면 1단계, 15명 이상이면 2단계, 30명 이상이면 3단계, 59명 이상이면 4단계로 분류한다. 대전도 7월부터는 1단계로 분류되지만, 인원 제한을 두지 않는 충남과 달리 부산, 광주처럼 8인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대전은 1단계, 2단계의 기준을 넘나들고 있다. 23일부터 28일까지 대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총 74명으로 6일간 일일 평균 확진자는 13명 안팎이지만, 27일에는 7명, 28일에는 16명 등 굴곡이 심한 상황이다.
아마 방역 당국도 헤맸을 것이다. 중대본의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대전에 닿을 때쯤 중대본 측에서는 "대전은 현재 코로나 19 발생 상황을 보면 1단계 기준을 넘어서나 집단감염에 의한 일시적 증가라는 판단과 의료 여력 등을 고려해 1단계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자라는 직업적 접근을 토대로 비판적 의식에 사로잡혀있어야 하지만, 그런 사상 교육을 넘어서 그동안 대전 지역이 보여준 코로나 대응은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전이 가장 잘하고 있는 부분은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경우의 대처 방법이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겠다고 생각을 할 때쯤 한 번씩 뜨악한 기분을 들게 하는 집단 감염이 발생하지만, 그렇게 발생한 집단 감염이 장기간 N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없으니 이것만으로도 사실 칭찬 받을 만하다.
'8인 모임 허용'이라는 승부수를 통해 갈림길에 선 대전시의 심정도 아슬아슬한 절벽 위에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이어졌던 코로나 대응의 긍정적 평가가 한순간의 판단 실수로 모두 무너져내린다면 그 허탈함은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번 거리두기 개편안이 대전을 희미하게 비추는 여명이 될지, 아니면 재앙이 될지 대전시의 운명이 앞으로 2주간에 달려있다. /신가람 정치행정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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