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 박병석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세종의사당 설치 동력을 이어간 것인데 6월 국회 종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구체적인 결과는 없었다.
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오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다.
공개발언이 끝난 뒤 비공개 회동에서 박 의장은 두 원내대표에게 세종의사당 설치 필요성을 언급했고 양당에서 좀 더 진지하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주혜 국힘 원내대변인이 회동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도 회동이 끝난 뒤 "박 의장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세종의사당 건립 필요성을 (두 원내대표에게) 말씀하셨다"고 보탰다.
여야가 같은 자리에서 세종의사당법에 대해 논의한 것은 지난 4월 27일 국회 운영위원회 이후 무려 63일 만이다.
두 달 여 만에 어렵사리 논의테이블이 마련했지만, 6월 국회 처리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선 지난 4월 운영위에선 6월 국회에서 세종의사당법을 처리키로 합의한 바 있는 데 이날 회동 이후 나온 메시지는 오히려 두 달 전 보다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음달 3일까지인 6월 국회에서 이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29일 또는 다음달 1일 본회의에서 운영위원장 선출 이후의 시간표에 대한 논의가 오가야 마땅했지만 원론적인 대화에서 그쳤는 것이다.
여야가 세종의사당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백년대계가 아닌 내년 대선과 지선을 앞두고 정략적인 셈법을 깔고 접근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편, 세종의사당법은 민주당 홍성국 의원(세종갑), 박완주 의원(천안갑), 국힘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이 각각 대표발의 했지만, 국회 운영위에서 계류 중이다.
새롭게 들어선 여야 지도부의 입장도 미지근, 법안 처리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찾아보긴 어렵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운영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아서 논의가 안 되고 있다"며 "6월 국회 아니면 정기국회 때라도 반드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현안 입법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피해간 바 있다.
박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30일 또 열릴 예정이다. 이 때에도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다면 세종의사당법 6월 국회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 갈 전망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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