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용현 관리팀장, 정상현 소장, 정익현 선임설비장 |
28일 철도의 날을 맞아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인 철도원을 이룬 삼형제 이야기가 화제다.
바로 정상현 용산기관차승무사업소장, 정익현 영등포건축사업소 선임설비장, 정용현 시흥차량사업소 관리팀장 얘기다. 3명의 형제는 운전, 건축, 차량 등 각기 다른 분야로 한국철도공사에서 30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철도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바로 '아버지'다. 삼형제의 아버지는 45세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열차 차량 정비작업의 임시직으로 근무하셨던 부친은 정식 철도원이 꿈이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편찮은 몸으로 큰아들을 철도고등학교에 입학시킨다. 가난한 형편에 학비를 지원해주는 철도고등학교 외에 다른 선택이 없기도 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떠난 후 첫째인 정상현 소장이 먼저 철도원이 됐고, 남은 두 형제도 철도의 길을 차근차근 밟는다.
현재 첫째인 정상현 소장은 경부선, 호남선, 장항선 등 약 1500km 노선을 운영하는 100여 명의 기관사와 부기관사를 관리하고 있다. 둘째인 정익현 선임설비장은 수도권 서부지역의 경부선과 경인선 16개 역사의 건축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셋째인 정용현 관리팀장이 소속된 시흥차량사업소는 전동차 55편성의 정비를 담당한다. 매일 반복하는 일상검수에 더해 운행 전후 하루 4회 이상 열차를 방역하는 작업이 최근 중점점검 사항이다.
정상현 용산기관차승무사업소장은 "워낙 형편이 어려워서 '도시락과 신발 빼고 모두 지원'해주는 철도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조금만 더 살아계셨으면 제가 철도원의 꿈을 이루는 걸 보셨을 텐데 못내 아쉽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동생들이 전공과 성향을 고려해서 건축과 열차 차량 분야에 각기 다르게 지원했다. 3년 간격을 두고 차례로 철도 업계에 발을 들였는데 너무 고마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아버지께서 못다 이루신 꿈을 형제들이 이룬 것 같아 위안이 됐다"며 "동생들도 철도 업계에 발을 들인 것을 인생에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천직으로 여기고 퇴직할 때까지 안전하게 마무리하는 게 우리 형제 소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의 이색 철도인 선정은 국민에게 친근하게 소개할 철도인의 이야기를 공모로 선정하고 있다. 철도의 날은 6월 28일이며, 최초 철도국 창설일 1894년 6월 28일 기려, 2018년부터 새롭게 개정됐다.
철도의 날은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국 설립일인 1894년 6월 28일을 기념한 것이다. 일본강점기 일본이 건설한 경인선 개통일인 기존 철도의 날(9월 18일)은 역사 속으로 묻혔다. 우리 스스로 철도를 놓으려 했던 자주적 의지에서 철도의 효시를 찾자는 취지로 2018년 5월 8일 개정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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