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언매냐 화작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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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언매냐 화작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한기온 제일학원이사장

  • 승인 2021-06-24 10:23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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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온 이사장
학생들과 입시전문가들 입에서 자주 회자 되는 소리 중에 요즘 단연 화두는 "언매냐 화작이냐" 또는 "미적이냐 기하냐" 일 것이다. 입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들으면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는 소리이겠으나 막상 올해 시험을 치르는 49만명 수험생과 수험생의 뒤에서 노심초사 뒷바라지하는 100만명의 학부모에게는 참으로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길을 떠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것은 이번 선택형 입시가 처음 시작되는 초행길이기에 더욱 낯설고 두려운 것은 사실이다.

올해부터 대입 수능시험이 새롭게 개편됐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국어와 수학이다. 물론 한국사 답안지가 탐구 답안지와 분리되고 제2외국어와 한문이 절대평가로 바뀌고 문이과 과목이 통합되는 등 작년과 다른 변화가 여러 가지 있지만 단연 주목할 만한 것은 국어와 수학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눠서 시험을 치른다는 것이다. 외형상으로는 문과와 이과가 통합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대학의 선발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입시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에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내가 가고자 하는 희망 대학이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교육부 발표대로 한다면 문이과가 통합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서울지역 대학이나 각 학과별로 요구하는 지정과목이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미리 가고자 하는 대학의 지정과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대비해야 한다. 모든 대학들을 열거할 수는 없지만 서울지역 주요대학의 자연계열은 모두 수학 선택과목이 미적 아니면 기하로 보는 것이 무방하다. 물론 서울시립대 일부 학과는 확률과 통계를 허용하지만 대부분의 대학교는 자연계 지원학생들에게 미적분과 기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 또한 탐구영역도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과학탐구를 지정하고 있거나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주고 있어 자연계열 학생들은 서울지역 주요대학을 희망한다면 무조건 과탐을 공부해야 한다. 이렇듯 교육부의 문이과 통합이라는 대전제는 각 대학의 전형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가 목표로 하는 대학의 전형방법과 요소를 정확히 이해하고 입시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매냐, 화작이냐, 미적이냐 기하냐

어떤 과목의 선택이 유리할지는 올해 수능 결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집중 조명 되겠지만 먼저 선택의 장단점을 자신의 입장에서 비교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국어는 수학과 달리 모든 대학이 언어와 매체(이하 언매) 또는 화법과 작문(화작)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도 제약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오히려 더 신중해지고 고민되는 부분이다. 수학은 작년 재수생들과 고3들이 대부분 미적을 주로 공부했고 상위권 학생들의 미적 선택자가 많다 보니 미적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국어에서 언매냐 화작이냐는 대학의 제약 규정도 없고 올해 처음 도입되는 상황이라 판단 근거가 미약하다 보니 학생들의 고민이 좀 더 깊을 수밖에 없다. 고민이 되는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언매는 작년에 실시했던 문법과 매체언어라는 영역이 출제되는데 예시문항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매체언어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문법을 잘 하는 학생들은 언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언매 선택을 했을 경우 문법에 대한 학습도가 높았을 경우 문제를 더 빨리 풀고 공통과목에 시간을 투자 할 수 있다는 이점과 상위권 학생들이 언매를 선택해서 표준점수가 높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문법을 꾸준히 공부하느니 오히려 특별히 암기하거나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화작을 선택했을 경우에 학습의 부담이 적고 그로 인해 다른 부족한 과목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학생들은 계속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적은 수1과 수2 과목과의 연계성이 높으며 풍부한 기출문제가 있지만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 상위권들도 고난도 문제에 대해 불안감과 학습량에 대한 부담감을 동시에 갖고 있다. 반면 기하는 수1, 수2와의 연계성이 없으며 독립된 단원으로 미적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며 지금까지 교육청 문제의 수준도 미적보다는 쉬운 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표준점수 산출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단점이 크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실력을 기준으로 미적과 기하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적이 기하보다 동일점수에서 표점차이가 몇첨이 나는 것도 중요한 지표이겠지만 자신이 어떤 과목을 선택했을 때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지 자신의 객관적 수학성적을 토대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올해도 코로나로 인해 대면수업이 화상강의로 대체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반수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다. 작년과 같이 수험생은 감소했지만 소위 의치약한수를 노리는 상위권 학생들의 반수 투입이 대거 예상되는 한 해이다. 이로 인해 합격의 희비가 선택과목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큰 입시가 될 것이다. 현재 사회탐구나 과학탐구에서 생기는 유불리를 보정하기 힘들 듯이 어쩌면 이번 선택과목의 선택으로 인해 웃고 우는 자가 바뀔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모자람과 보탬이 없이 자신의 노력에 맞게 결과가 나오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처럼.

한기온 제일학원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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