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일 국립농산물식품관리원충남지원장 |
Farm to Table은 '농장부터 식탁까지 안전성을 확보하자'는 의미다. 국민의 건강한 삶과 밀접한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해 도입이 필요했으나 20년 전, 우리나라는 실현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었다. 농약?중금속?유해 미생물을 통합 관리하는 안전관리 시스템이 Farm to Table을 도입할 만큼 선진화되지 못했다. 과일이나 채소를 오염시킬 수 있는 유해 미생물에 대한 경각심도 높지 않았다. 채소와 과일을 먹고 식중독에 걸린다는 말에 코웃음을 치던 사람도 있는 때였다.
GAP가 법으로 시행되고 15년이 흘렀다. 국민들은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농산물 안전성 관리 시스템도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럼에도 국제기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 안전성 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One Health가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One Health, 직역하자면 하나의 건강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내포된 의미는 사람과 동물과 자연의 건강은 상호 연결되어 떼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의 건강을 위해선 동물의 건강, 자연의 건강을 같이 돌봐야 한다는 말이다. One Health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온 감염병인 코로나 19로 인하여,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었다.
국제적으로 볼 때, 미국이 One Health에 앞서가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의 질병예방 통제센터(CDC)는 One Health 전담부서를 마련했으며, 농무성(USDA)은 One Health 인증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미국 One Health 인증은 가축에 대한 인증이다. 가축의 질병예방, 수의 조치, 항생제 관리, 동물복지, 환경 영향을 동시에 평가하여 인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같은 국제기구, EU도 One Health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물뿐이 아니라, 식물(농작물)에 관련한 One Health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농작물이 건강하지 못하면, 농약이나 비료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사람의 건강뿐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One Health 대응에 그리 늦은 편은 아니다. 2018년도에 관련 5개 부처가 모여 One Health를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Farm to Table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 동물, 환경을 포괄한 One Health가 국내에 안착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 본다면, 20여 년 전 새로운 식품안전성 개념으로 시작된 GAP는 제안부터 법령시행까지 5년이 걸렸고, 관련 안전시스템 정비에는 더 오랜 기간이 필요했다.
필자가 GAP 도입을 추진하면서 배운 교훈은 기본에 충실하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혼란이 덜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농산물의 농약, 미생물,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더 철저히 관리하고, 현재 운영 중인 농산물인증제도도 빈틈없이 살펴야 한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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