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One Health, 건강한 농산물의 미래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One Health, 건강한 농산물의 미래

  • 승인 2021-06-24 15:15
  • 신문게재 2021-06-25 18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2021061501010009519
윤광일 국립농산물식품관리원충남지원장
약 20년 전 유럽과 미국의 농산물 안전성 자료를 검토하던 중, 상추를 먹고 집단 식중독에 걸렸다는 내용, 멜론을 먹고 사망한 사례를 접했다. 단박에 의심이 들었다.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독자의 눈길을 끌려는 허위 기사 같았다. '어떻게 상추나 멜론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지?' 납득하기 어려웠다. 진위를 파악해보니 상추나 멜론이 노로바이러스나 살모넬라균 같은 식중독 유발 미생물에 오염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농산물우수관리제도)가 논의되고 있었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Farm to Table이란 개념이 도입되고 있었다.

Farm to Table은 '농장부터 식탁까지 안전성을 확보하자'는 의미다. 국민의 건강한 삶과 밀접한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해 도입이 필요했으나 20년 전, 우리나라는 실현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었다. 농약?중금속?유해 미생물을 통합 관리하는 안전관리 시스템이 Farm to Table을 도입할 만큼 선진화되지 못했다. 과일이나 채소를 오염시킬 수 있는 유해 미생물에 대한 경각심도 높지 않았다. 채소와 과일을 먹고 식중독에 걸린다는 말에 코웃음을 치던 사람도 있는 때였다.

GAP가 법으로 시행되고 15년이 흘렀다. 국민들은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농산물 안전성 관리 시스템도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럼에도 국제기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 안전성 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One Health가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One Health, 직역하자면 하나의 건강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내포된 의미는 사람과 동물과 자연의 건강은 상호 연결되어 떼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의 건강을 위해선 동물의 건강, 자연의 건강을 같이 돌봐야 한다는 말이다. One Health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온 감염병인 코로나 19로 인하여,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었다.



국제적으로 볼 때, 미국이 One Health에 앞서가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의 질병예방 통제센터(CDC)는 One Health 전담부서를 마련했으며, 농무성(USDA)은 One Health 인증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미국 One Health 인증은 가축에 대한 인증이다. 가축의 질병예방, 수의 조치, 항생제 관리, 동물복지, 환경 영향을 동시에 평가하여 인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같은 국제기구, EU도 One Health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물뿐이 아니라, 식물(농작물)에 관련한 One Health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농작물이 건강하지 못하면, 농약이나 비료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사람의 건강뿐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One Health 대응에 그리 늦은 편은 아니다. 2018년도에 관련 5개 부처가 모여 One Health를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Farm to Table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 동물, 환경을 포괄한 One Health가 국내에 안착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 본다면, 20여 년 전 새로운 식품안전성 개념으로 시작된 GAP는 제안부터 법령시행까지 5년이 걸렸고, 관련 안전시스템 정비에는 더 오랜 기간이 필요했다.

필자가 GAP 도입을 추진하면서 배운 교훈은 기본에 충실하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혼란이 덜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농산물의 농약, 미생물,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더 철저히 관리하고, 현재 운영 중인 농산물인증제도도 빈틈없이 살펴야 한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긴박했던 6시간] 윤 대통령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2.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가결
  3. 계엄사 "국회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
  4. 계엄사 "언론·출판 통제…파업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해야" [전문]
  5.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1. "한밤중 계엄령" 대전시-자치구 화들짝… 관가 종일 술렁
  2.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3.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4.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5. 계엄 선포에 과학기술계도 분노 "헌정질서 훼손, 당장 하야하라"

헤드라인 뉴스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기국회 등 올 연말 여의도에서 추진 동력 확보가 시급한 충청 현안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