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제한에 걸린 이시종 충북지사를 빼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런 상황에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당내 경선 또는 본선에서 경쟁자들에게 공격 빌미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돈다.
반대로 난관을 돌파하고 '결과'를 가져올 경우 차기 행보를 위해 오히려 입지를 탄탄히 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내년 재선 도전에 나서는 허태정 대전시장은 K-바이오 랩센트럴 센터 유치와 관련해 좌불안석이다. 국책사업 때마다 문제점으로 제기돼 온 정치적 변수 등장에 몸이 닳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얼마 전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경쟁도시 인천의 바이오 역량을 추켜세웠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인천에서만 5선을 했고 인천시장까지 역임한 '인천 맨'이다. 허 시장은 얼마 전 국회에서 중도일보와 만나 "정치적 결정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3선 고지를 바라보는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6월 처리가 요원해 지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운영위원장이 없어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현안 파악이 안 돼서…"라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이 시장은 국회 앞에서 세종의사당법 통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 삭발과 단식도 주저하지 않는 다른 사례를 볼 땐 로우키 대응이라는 비판도 없진 않다. 이 시장은 중도일보와 만나 "이슈가 되면 (법안처리를 하는 데) 좋지 않다"고 이같은 지적에 반박했다.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선 양승조 충남지사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로 고민이다. 여의도 4선출신 초선 단체장인 양 지사는 그동안 네 차례 공약 발표를 했고 안방인 충청과 영호남 강원 제주 등지로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에 갇혀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를 받아 지난 18~19일 1004명 대상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사항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홈피참조)에서 범진보 진영 적합 후보를 묻는 질문에 양 지사는 1.3%에 그쳤다.
그가 경선까지 남은 기간에 지지율 상승세를 견인하지 못한다면 도정 공백 등 대권 행보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여론이 더욱 도드라져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양 지사는 얼마전 국회에서 여권의 중원 단일주자 임에도 충청권의 지지가 결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새 정치를 위한 밑바닥 민심은 변화하고 있으며 어느 시점에는 폭발적으로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내년 도지사 선거를 다시 치르지 않는 관계로 앞서 다소 여유가 있다. 하지만, 다음 선택지로 거론되는 총리 또는 정부기구 기관장, 22대 총선 출마 등도 지역의 호의적인 여론을 등에 업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당면 현안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 지사는 충청권 광역철도망 가운데 국토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오송~청주도심~청주공항 구간이 빠지면서 이의 관철 여부가 이 지사의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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