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
대통령이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대통령 직속의 탄소 중립 위원회를 출범하였다는 뉴스를 접하긴 했으나, 탄소 중립이 무엇인지, 탄소 중립을 위해 정부가 하는 정책이 어떤 것인지 세세히 알고 그 적절성을 판단하기가 이 분야 전문가들에게도 전혀 쉽지 않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2021 P4G1 서울 정상회의'가 열렸다. 'P4G 1'는 P4G는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의 약자로, P 1개에 G가 4개 있어서 P4G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녹색 성장과 글로벌 목표를 위한 2030연대로 볼 수 있다.
주위의 지인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인지하고 있는 시민들이라고 해도 '세계 각국의 정상급, 고위급, 국제기구 수장들이 화상으로 참석하여 탄소 중립에 대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포용적 녹색 회복 노력을 다짐하는 서울 선언문을 채택함' 정도이고, 필자의 의견을 덧붙이자면 코로나 상황임을 고려해도 홍보, 의견 수렴 등 시민의 적극적 참여 유도를 통한 공감대 형성은 조금 아쉽다.
P4G 개최 하루 전인 5월 29일에는 '2050 탄소 중립 위원회'가 출범했다. 지난해 10월 대통령이 국회 시정 연설에서 탄소 중립을 언급하고, 12월에 탄소 중립 비전을 선언하며, 숨 가쁘게 6개월 동안 준비했던 대통령 직속 위원회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공동위원장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에 의하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여러 국가의 위원회 중에 탄소 중립을 표명하는 세계 최초 위원회이고, 50-100인의 위원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대통령령에 따른 규정을 따라 사회 각계 77명으로 구성되었고, 탄소 중립 시나리오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에 계획 수립을 과제로 하고 있다.
또 위 두 가지 과제에 대한 일정을 보면 7월께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먼저 발표하고 11월 1일부터 영국 그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가기 전 '2050 탄소 중립'의 중간 목표로서 2030년까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국제 사회가 2030년까지 우리나라에 요구한 탄소 배출 감소량은 현재의 절반 수준인 3억5000만톤 이상이다. 2019년 한해에 전년보다 2490만 톤을 줄인 것이 한국이 보인 최고 성적이고 이는 코로나 같은 특별 상황이라 올해는 역으로 배출량이 늘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G7 정상들은 기후와 관련한 공허한 약속을 뽐내고 이행되지 않은 오래된 약속을 반복하며 좋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G7 리조트 상공에서 제트비행기가 공중 곡예를 펼치는 가운데, 스테이크와 바닷가재가 나오는 바비큐 축하연을 벌이다"는, 지난 6월 14일 스웨덴의 10대 환경 운동가로 그레타 툰베리(18) 라는 소녀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툰베리는 2019년 UN회의 참석차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대서양을 무동력 요트로 횡단한 것으로 유명해진, 올해 포함 3년 연속 노벨 평화상 후보다.
지난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에서 대통령이 강조하셨던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툰베리가 G7 정상들에게 꼬집었던 것처럼 자칫 기후변화에 대해 보편적으로 이해할 능력이 부족한 '기후 문맹'이나 기후변화에 무관심한 '기후 침묵'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진 않을까? 필자도 기후 침묵은 아니지만 '기후 문맹'을 가리는 '기후 문해력'(Climate Literacy)에는 왠지 자신이 없어진다./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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