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바야흐로 CCTV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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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바야흐로 CCTV 시대

임병안 디지털룸1팀 차장

  • 승인 2021-06-21 17:15
  • 수정 2021-06-26 17:57
  • 신문게재 2021-06-22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임병안11
 임병안 차장
아침에 집을 나서 오후 귀가할 때까지 나는 CCTV에 몇 차례 촬영될까. 이러한 질문은 아마도 10년 전에는 유효했을지언정 지금은 비 오는 날 우산을 쓴 풍경처럼 이상할 게 없는 현상이 되었다. 오히려 CCTV가 촬영되지 않는 곳에서 "이곳에는 왜 없느냐"라고 묻는 게 사회적 시선이 되었다. 그만큼 영상촬영기기가 크게 늘어났고 우리도 그러한 기계에 더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 행정자치통계연보에서는 지난 2019년 공공기관에 설치된 CCTV 개수가 148만대로 4년 전인 2015년 73만대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는 조사도 있다. 어린이집, 자동차 안에 블랙박스, 공원에서까지 어디서든 상시 영상촬영기기가 있어야 안심하는 시대다. 심지어 가정에서도 부모가 스마트폰으로 집안에 CCTV를 지켜보며 아이들이 잘 있는지 살피고, 주민들은 치안 대책으로 경찰 순찰 횟수를 늘려달라는 요청보다 골목에 방범용 CCTV를 세워달라는 민원이 더 많다.

범죄에 있어서는 발생을 예방하고 피의자를 검거하는 데 혁혁한 공로가 있다. 대전경찰청이 지난 3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CCTV에 포착된 사건·사고는 2168건이었고 이중 254건은 경찰이 범인을 현행범으로 검거했다. 여기에는 대전에 설치된 방범용 CCTV 5600여 대를 관제사 61명이 통합관제센터에서 24시간 교대로 모니터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 병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자는 논의에 찬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018년 척추·관절 전문병원에서 대리수술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지난달에는 인천의 또 다른 병원에서 행정직원이 척추 수술을 진행한 것이 밝혀지면서다. 광주에서는 간호조무사들이 수백 건에 이르는 수술을 대신 해온 정황도 드러나 수술실 CCTV 설치요구는 어느 때보다 높다. 수술실 CCTV 설치에 찬성하는 쪽은 반복되는 대리수술 등 의료사고 은폐를 막기 위해 수술실 안쪽에 설치하자는 의견이다. 반대로 의료계는 대리수술의 범죄는 전체 수술에 극히 소수이고, CCTV설치로 인해 위험도 높은 수술에 대한 기피현상, 환자 신체 노출에 따른 인권 침해 그리고 OECD국가 중 CCTV 설치를 의무화한 국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반대 의견을 뚜렷이 하고 있다.

이번 논쟁을 국민의 시선으로 보면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는 이와 보호자에게 충분히 보호받을 권리를 요구하는 절규다. 병원 내에서 사고, 과실에서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수단을 달라는 것이다. 앞서 대리수술 등으로 신뢰가 낮아졌기 때문이면서 CCTV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어든 점도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CCTV 설치 논의가 의료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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