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 측 이동훈 전 대변인은 최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은 '대권 도전 선언'이 될 것이라면서 "(선언) 날짜를 27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요일이라 실무적인 문제가 있다 보니 일정이 좀 늦춰지고 있다"고 유동성을 열어놓기는 했다.
이 전 대변인은 이어 "일단 지금의 대한민국에 대해서 진단을 하고 국민들에게 내가 왜 정치를 하는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아마 그 내용이 포함될 것이다"며 "정치에 나서는 선언, 대권 도전 선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변인은 라디오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 대권 도전 선언 이후 이어질 '민심투어'에 대해서 "영향력 있는 분들 만나 다양한 목소리 듣는"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서울 광화문 인근에 캠프 사무실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이처럼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순탄치만은 않다.
출마 선언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혔던 이 전 대변인이 20일 오전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는 이날 오전 7시께 기자들에게 보내 "윤 전 총장은 18일 저녁 두 대변인을 만나 국민 앞에 더 겸허하게 하자고 격려했으나, 19일 오후 건강 등의 사유로 더는 대변인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대권 주자의 '스피커'인 대변인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윤 전 총장의 대권가도도 시작부터 걸림돌을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선 지난 18일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두고 일었던 메시지 혼란이 그의 사퇴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전 대변인은 당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같은날 일부 언론 등을 통해 민생 탐방 후 진로를 결정하겠다면서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신중하게 결론을 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사이 보수야권 대선주자로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안으로 부각되는 점도 윤 전 총장으로선 부담이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확신할 수 없는 국민의힘으로선 대안카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인데 공직생활 중 강직함과 균형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은 최 원장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것이다.
최 원장은 40년 가까이 법관을 지내며 숱한 일화를 남긴 '공직자의 롤모델'로 두 아이를 입양한 '인생 스토리'도 있다. 국민의힘 본산인 PK(부울경) 출신인 점도 정치적 강점으로 꼽힌다.
최 원장은 얼마 전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대선행보를 묻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질문에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고 밝혔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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