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모병원이 이전하기로 한 대전 유성구 죽동 부지(사진 왼쪽)과 규모를 키우고 있는 유성선병원. |
진료과목 신설과 특수병동 개설을 거듭한 대전 종합병원들이 이제는 비좁은 둥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 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이 1984년 지금의 문화동에 병원을 신축해 이전한 이후 1998년 소아병원과 건강증진센터, 응급의료센터, 권역의료재활센터 등 각종 진료·연구 기능을 확충한 끝에 지금은 빈 부지를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대전형 규제자유특구 사업 일환으로 충남대병원에 마련하는 병원체 자원 공용연구시설조차 기존 의생명융합연구센터 옥상에 2개 층을 수직 증축하기로 했다.
또 1980년 종합병원으로 승격한 카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은 지난해 유성구 죽동 이전 계획을 발표했는데 비좁은 현 부지문제가 하나의 원인으로 풀이됐다. 병실과 주차장을 확장하고 유방암센터와 종합검진센터 개소 등 병원에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시설 리모델링을 거듭했고 환자들의 동선이 복잡해졌다. 대전선병원은 중구 목동의 병원과 더불어 유성구 지족동에 또다른 종합병원을 마련하고 양립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정형외과 등 31개 진료과목에 영상의학실, 물리작업치료실 등으로 목동 선병원에 부지는 대부분 활용을 완료한 상태다. 더는 확장하기 어려운 목동 의료부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죽동 유성선병원을 확장하는 중으로 지금은 혈액종양내과 등 21개 진료과목에 국제검진센터를 갖춘 제2 종합병원으로 규모 면에서 목동의 모 병원에 버금가고 있다.
지역 의료인재를 양성하고자 인가된 을지대학 의과대는 개설 학과가 경기도로 이전되는 극단적 변화를 겪었다. 간호대학을 비롯해 병원경영학과, 안경공학과 등이 의정부 제3캠퍼스로 옮겨졌는데, "대전캠퍼스에 부지가 협소해 보건의료 특성화 종합대학으로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규모의 확장이 현실적 선택이었다"는 것이 을지재단 측의 설명이다. 을지대학교 대전병원 역시 둔산동 한복판에 협소한 부지에 갇힌 형태로 직원들 숙소와 행정지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변 민간건물을 매입해 대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대전의료계 한 관계자는 "병원 부지에 바늘 하나 꽂을 자리도 없을 정도로 개발되었고, 앞으로 새로운 분야를 수용하기 어려워졌다는 불안감이 만들어졌다"라며 "병원이 자꾸 눈을 밖으로 돌려 기존 병원에 재투자와 시설개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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