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부동산을 통한 이익은 투자인가? 투기인가?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부동산을 통한 이익은 투자인가? 투기인가?

박유석 대전과기대 금융부동산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21-06-17 14:20
  • 신문게재 2021-06-18 19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대전과기대 박유석 교수
박유석 교수.
부동산과 관련한 현상을 이해하면서 연구를 하고 바람직한 부동산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자주 듣게 되는 얘기 중에 '부동산을 통한 이익은 투자인가? 투기인가?'라는 질문이 있다. 투자와 투기는 비슷한 의미이나 일반적으로 투기라는 말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 둘의 구별은 상황에 따라 꽤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스스로에게도 그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어 놓지 못하고 있기에 우스개 소리로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입니다'라고 답하곤 한다. 하지만 이내 투자인지 투기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여러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하게 된다.

일반적 정의에 의하면 투자란 생산 활동과 관련되는 원자재나 시설 등의 확충을 통하여 자본재의 총량을 증가시키거나 유지하는 활동을 투자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반하여 투기는 직접적인 생산 활동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할 목적으로 실물 자산 혹은 금융 자산을 구입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라고 할 수 있다.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 방법에 있어서 투자는 생산 활동이 전제되나 투기는 생산 활동과 무관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경제 활동에서 일반적인 매매는 실제의 필요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반면에 투기는 가격의 오르내림의 차이에서 오는 이득을 챙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므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목적이 공장을 짓고 상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투자가 될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부동산 가격의 인상만을 추구하여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이는 부동산 투기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부동산 구입, 특히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은 이를 통하여 생산활동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얻게 되면 대부분이 투기라고 볼 수 있고 이익을 본 우리는 투기꾼이 되어 버리는 결과가 된다. 하지만 우리는 아파트를 통하여 적에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의 이익을 얻게 되면 투기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투자자로서 '투자를 잘했다'라던지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하며 나도 그러한 이익을 얻기를 희망하게 된다.

부동산을 통한 이익의 취득이 투기가 아닌 정당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특별한 죄책감이 없이 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거주가 목적이 아닌 단순한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투기이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추가적인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양심에 따라 망설이게 되는 사람도 생길 것이며 현재의 부동산시장의 양상과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 중의 하나를 이러한 이유로 설명할 수도 있는데 부동산 정보의 공유가 점점 가속화 되면서 부동산을 통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시장 참여자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고 부동산시장 가격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부동산시장에서 부동산을 구매 할 때 그 구매가 투자인지 투기인지를 구별한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투자나 투기나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면 양자의 구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구별은 단순히 구매자의 심리적 만족도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의 LH 사태로 촉발된 공직자의 불법정보를 통한 부동산 이익의 취득이나, 개발로 인한 보상의 극대화를 위한 용도에 맞지 않는 벌집건축이나 묘목식재 등의 뉴스를 접하면서 부동산을 통한 이익의 추구에서는 불법이나 편법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문제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제도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부동산학에서는 '부동산은 그 특성상 원래의 목적대로 사용되어야 하며 투기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라는 대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단순한 이론으로써의 역할밖에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에서 부동산을 통한 이익의 추구는 투자나 투기의 구별보다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인 이익의 추구가 되어야 할 것이며 편법을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도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유석 대전과기대 금융부동산행정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