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석 교수. |
일반적 정의에 의하면 투자란 생산 활동과 관련되는 원자재나 시설 등의 확충을 통하여 자본재의 총량을 증가시키거나 유지하는 활동을 투자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반하여 투기는 직접적인 생산 활동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할 목적으로 실물 자산 혹은 금융 자산을 구입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라고 할 수 있다.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 방법에 있어서 투자는 생산 활동이 전제되나 투기는 생산 활동과 무관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경제 활동에서 일반적인 매매는 실제의 필요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반면에 투기는 가격의 오르내림의 차이에서 오는 이득을 챙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므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목적이 공장을 짓고 상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투자가 될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부동산 가격의 인상만을 추구하여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이는 부동산 투기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부동산 구입, 특히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은 이를 통하여 생산활동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얻게 되면 대부분이 투기라고 볼 수 있고 이익을 본 우리는 투기꾼이 되어 버리는 결과가 된다. 하지만 우리는 아파트를 통하여 적에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의 이익을 얻게 되면 투기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투자자로서 '투자를 잘했다'라던지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하며 나도 그러한 이익을 얻기를 희망하게 된다.
부동산을 통한 이익의 취득이 투기가 아닌 정당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특별한 죄책감이 없이 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거주가 목적이 아닌 단순한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투기이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추가적인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양심에 따라 망설이게 되는 사람도 생길 것이며 현재의 부동산시장의 양상과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 중의 하나를 이러한 이유로 설명할 수도 있는데 부동산 정보의 공유가 점점 가속화 되면서 부동산을 통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시장 참여자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고 부동산시장 가격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부동산시장에서 부동산을 구매 할 때 그 구매가 투자인지 투기인지를 구별한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투자나 투기나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면 양자의 구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구별은 단순히 구매자의 심리적 만족도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의 LH 사태로 촉발된 공직자의 불법정보를 통한 부동산 이익의 취득이나, 개발로 인한 보상의 극대화를 위한 용도에 맞지 않는 벌집건축이나 묘목식재 등의 뉴스를 접하면서 부동산을 통한 이익의 추구에서는 불법이나 편법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문제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제도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부동산학에서는 '부동산은 그 특성상 원래의 목적대로 사용되어야 하며 투기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라는 대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단순한 이론으로써의 역할밖에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에서 부동산을 통한 이익의 추구는 투자나 투기의 구별보다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인 이익의 추구가 되어야 할 것이며 편법을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도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유석 대전과기대 금융부동산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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