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광주 비극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광주 비극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김성현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 승인 2021-06-16 10:15
  • 신문게재 2021-06-17 18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김성현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붕괴사고. 또다시 인재(人災)가 발생했다.

민원을 피하기 위한 과다한 살수, 하도급에 재하도급, 관(官)의 무관심, 허술한 안전장치. 비위와 안전불감증 등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뒤섞여 꽃다운 나이의 어린 학생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삶, 그 가족들의 삶마저 앗아갔다. 그야말로 사람이 만들어낸 비극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극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비극을 만든 최악의 요소들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지 내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의 요인으로 과도한 살수를 지목했다.

시공사와 계약을 한 한솔기업과 실제 철거 작업을 한 백솔건설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요구로 인해 평소보다 많은 살수 펌프를 이용했다고 했고 현대산업개발은 지시한 적 없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진실이 어떠하든 비산먼지가 발생한다면 시공사 또는 하청업체에서 주민들에게 피해 보상을 해야 했기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을 뿌린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하도급의 재하도급도 사고 발생 원인이다.

철거 공사 계약은 현대산업개발과 한솔이 맺었지만, 실제 사고 현장 철거공사는 백솔이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원청의 하도급 업체가 계약된 금액 중 일정 부분을 제하고 다시 하도급을 준다면 공사 금액이 줄어들어 기간을 단축하거나 투입 인력을 줄이기 때문에 안전한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

하지면 여전히 이러한 하도급의 재하도급은 건설업계 관행처럼 지속되고 있다.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안전장치도 한몫했다. 사고 당시 감리는 부재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상주로 감리로 계약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철거 공사장 주위에 건물 붕괴 시 잔해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도 미흡하다.

결국 각종 비위와 안전불감증 등이 비극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참사는 대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현재 대전 곳곳에는 재개발·재건축이 이뤄지고 있고 이 중 일부 구역은 철거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전시는 지역 내 대부분 구역이 철거가 완료됐기에 안전하다고 했다. 아직 철거가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불러오지 않을까. 여전히 지역 내 가림막 하나 설치돼 있는 위태로운 철거공사장이 곳곳에서 보인다. 대전시는 철저한 현장 관리와 점검을 통해 광주 붕괴사고와 같은 비극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김성현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긴박했던 6시간] 윤 대통령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2.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가결
  3. 계엄사 "국회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
  4.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5. "한밤중 계엄령" 대전시-자치구 화들짝… 관가 종일 술렁
  1. 계엄사 "언론·출판 통제…파업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해야" [전문]
  2.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3.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4.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5.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헤드라인 뉴스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기국회 등 올 연말 여의도에서 추진 동력 확보가 시급한 충청 현안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