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 박사 |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산업보다 위축된 관광과 여행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숙박형 관광이 증가하고 있다. 관광에 대한 빈도는 줄었지만, 1회 여행 시 이른바 제대로 여행을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관광객 수는 전국적으로 감소했으나, 관광 총량(관광객 수×평균 체재일 수)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관광객 수는 줄어도 숙박형 관광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관광지별 체류시간은 증가했다고 예측할 수 있다. 많은 리포트에서 이제 국외여행만 자제할 뿐 국내에서는 여행할 사람은 다 한다는 분위기이다.
다만 관광행태의 변화가 당일형 관광에 비해 숙박형 관광 비중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관광객 감소폭에 비해 관광총량의 감소폭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숙박형 관광 증가 속에서 다소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관광의 양극화이다. 이러한 양극화가 나타나는 건 관광지에서의 소비 음식과 관광숙박시설 부문이다.
최근 숙박 여행을 위해 숙박시설을 검색하면 시설이 좋은 곳 등은 주말 중심으로 매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대로 노후된 펜션, 여관, 리조트의 경우 객실이 남아도는 현상이 쉽게 볼 수 있다. 한쪽은 객실이 부족하고, 다른 한쪽은 관광객이 없는 실정이다. 관광 수요가 당일형 관광 선호 특성에서 숙박 관광의 질적 선호 형태로 변화됐다고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관광지 숙박시설에서도 시설 좋은 곳만 영업이 잘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음식 소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데, 지역의 대표음식, 고급음식 등 여행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음식 위주로 소비가 증가하면서, 외식업체에서도 양극화는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여행소비 문화는 양극화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행문화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장기화에 따른 하나의 트렌드로 정착하고 있어 외식업계나 숙박업계의 준비와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현상 때문인지 1주일간의 여행, 1달 살기 프로젝트 등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장기체류형 관광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수요에 기반한 관광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섬을 중심으로 조금은 접근성이 어려운 곳,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곳을 찾는 관광객 유형이 증가하고 있어, 섬을 활용한 관광자원화와 콘텐츠 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충남에도 많은 도서가 존재하며, 무인도를 비롯한 유인도 등은 충남에만 총 143개이다. 이러한 도서 자원이 최근 관광수요에 접목 가능한 활용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충남에서 추진하는 섬 국제 비엔날레나, 보령시에서 추진하는 삽시도 아트아일랜드 개발 사례 등은 관광트렌드를 대비하는 유효한 전략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충남을 제외한 남해안과 서해안에서도 무인도를 포함한 도서자원에 대한 개발과 관리에 대한 연구가 한창인 것도 이러한 맥락과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관광과 외식에서의 소비가 양적 증가에서 질적 변화로 진화하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오랜 기간 어려웠던 여행 및 외식업계의 준비가 보다 체계적이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여러 전반적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고급형 시설 등의 리뉴얼도 고려해야 할 것이며, 지자체 차원에서는 조용한 곳, 그동안 관광자원의 유형에서 배제됐던 도서 자원을 어떻게 개발하여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박종진 여가공간연구소장(관광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