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30여 년 만에 치러지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행사임에도, 조직위원회 임원 12명은 오롯이 대전형 인사로만 채웠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향후 대외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외부 인사 영입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첫발부터 맥이 빠진다는 평가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대전시는 14일 (재)2022 대전 세계지방정부연합 총회 조직위원회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고 허태정 대전시장을 단독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한 후 정관과 예산 등 10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7월 초 조직위원회 출범까지 설립 허가 신청과 법인 등기, 대전시 공무원 인력을 사무처로 파견하는 등 행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2 UCLG는 세계지방정부연합 가입 국가 140개국에서 1000여개 지방정부가 참여해 5000여 명 이상의 단체장과 유엔, 유네스코, 유엔개발계획 등 다수의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대전을 찾는다. 대형국제행사로 분류돼 조직위 출범부터 사무처 주요 보직 등 행정안전부의 국제행사심사 승인과 인력 파견까지 이뤄진다.
선임된 이사는 강대훈 해외한인경제인협동조합 이사장, 김복철 대덕과학특구기관장협의회 회장, 오덕성 전 충남대 총장, 이광축 TJB 대전방송 사장, 이형종 대전시 국제관계대사,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최선목 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 위원회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과 당연직인 유득원 대전시 기획조정실장이다. 장동환 대전변호사회 국제이사와 이성규 대전시 감사위원장(당연직)이 감사를 맡았다.
30여 년 만에 치르는 국제행사를 기폭제 삼아 대전을 알리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정작 단독 조직위원장을 포함해 이사진 10명과 감사 2명 모두 ‘대전 사람’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유치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열고도 ‘집안 잔치’로 끝났다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93년에 열린 대전엑스포 때만 하더라도 조직위원장은 대전시장과 함께 체신부 장관을 지냈던 오명 당시 원자력안전기술원 이사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2007년 제주도에서 열렸던 UCLG 총회에서는 신구범 주식회사 삼무 대표이자 전 제주도지사가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것만 봐도 지역이 아닌 전국적인 인맥과 파급력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사 영입을 해야 한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공동위원장도 충분히 가능해 외부 인사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조직위가 7월 정식 출범하면 영향력 있는 임원 영입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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