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 건양대의료원장이 인터뷰를 통해 지역에 뿌리를 둔 첨단병원 발전을 다짐했다. (사진=이성희 기자) |
건양대병원이 대전에 병원을 세운 지 21년 만에 발전된 의료기술을 반영한 새 병원에 문을 열었다. 2000년 5월 개원한 병원(지상 10층·4만3000㎡)에 새 병원(지상 9층·9만2000㎡)을 더해 중부권을 대표하는 '잘 낫는' 대학병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1년 전 건양대병원 교수이자 전문의에서 시작해 대학병원을 함께 일군 최원준 건양대의료원장을 만나 앞으로 발전상을 그려봤다. <편집자 주>
▲기본병실을 4인실로 마련하고 병실 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춰 환자들 만족도가 높다. 병실 안에서 입원환자들이 쾌적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염병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중환자실을 모두 1인실로 마련했는데, 그렇다고 병원비가 종전과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오로지 환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 병원을 확장했어도 병원 전체 침상 규모는 큰 변화가 없고 새 병원 개원을 계기로 의료분야 질적 성장을 추구했다는 부분을 설명드린다. 또 뇌신경센터 한 곳에서 재활치료까지 받을 수 있고, 소아청소년과에도 소아정형외과를 배치하는 것처럼 통합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가 병원 내 이곳저곳을 헤매지 않도록 했다. 그러함에도 아직 새 병원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사용한 기존 병원까지 전체 리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으로 암센터를 확충하고 골수이식센터 신설 및 호스피스센터 개소 등을 계획해 설계까지 마쳤으며, 앞으로 2년 더 도약을 향한 변화를 거듭할 것이다.
-병원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나.
▲2000년 5월 3일 건양대학교병원을 개원한 지 꼭 21년 만에 새 병원 개원했다. 2000년 개원 때 의과대 교수로서 건양 가족이 되었는데 당시부터 건양대는 학생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건양대병원은 환자를 고객으로 여기고 환자중심에서 판단하는 문화가 있었다. 환자를 고객이라고 말하는 것은 당시 의료계에서는 쓰지 않던 표현이었다. 그런 면에서 건양대병원은 처음으로 환자중심 곧 고객중심으로 나아간 병원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시스템을 고객을 모시듯 환자 중심에 맞춰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했고,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아 지금의 성장이 있었다. 또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의료분야를 찾아 서비스로 구현하고자 하는 병원에 노력이 쌓여 새 병원까지 도약할 수 있었다.
최원준 건양대 의료원장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첨단의료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
-건양대병원하면 첨단의료가 먼저 연상되는데, 어떠한 철학이 있나.
▲꾸준히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게 첨단의료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7년 4월 중부권 소재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해 지역민에게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했다. 지금은 새로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도입해 사용 중이고,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시스템을 통해 맞춤형 진료를 제공 중이고, 암 환자에 항암제를 선택할 때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로봇수술 다빈치Xi는 도입 3년 됐는데 사고 없이 1000회에 근접할 정도로 한강 이남에서 로봇수술 제일 많은 병원이 됐다. 지금은 외과 모든 수술을 로봇 수술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의료진들의 기술이 향상됐다. 로봇 수술은 부위를 입체영상으로 보면서 수술을 할 수 있어 4~5시간 이상의 장시간 수술도 안정적으로 마칠 수 있고, 의사들이 정밀한 수술을 시행해 미세신경을 살릴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최근 전립선암 수술에서는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기준이 되었고,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안 되는 경우라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첨단 의료장비를 과감하게 도입하고, 도입 전에는 의사들이 학습모임을 만들어 임상을 거듭하는 철저한 준비가 있어 가능했다.
-대전 규제자유특구 일환으로 바이오메디컬에서 활약 중인데 설명 부탁드린다.
▲이번에 대전시가 추진 중인 K-바이오 랩허브에 참여하고 있다. 또 인체유래물은행과 임상중계센터에서 이미 괄목할만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 병원에서 이미 확보한 인체조직을 활용한 연구를 수행하고 의료데이터를 함께 활용해 바이오와 빅데이터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임상중계센터는 전국에 의료기관 6곳에서만 승인됐는데 건양대병원은 첨단 의료기기를 만들 때 의료진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최적의 장비를 생산하는 데 목표가 있다. 의료 빅데이터 분야는 건양대병원이 크게 앞서가 수도권 빅5 병원이 저희와 연계해 연구 중이고 최근에는 카이스트와 함께 의료기기에 대한 빅데이터 연구팀 구성돼 곧 성과를 낼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대학병원 인근에 의과대학과 의료공과대, 의과학대가 함께 운영돼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건양대병원은 굉장히 독특하고 일반 병원과 다른 환경에 있다. 병원과 함께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이 있으며, 의료공과대 및 의과학대학이 같은 공간에서 연구활동을 한다. 병원과 대학 캠퍼스가 위치한 이곳을 메디바이오콤플렉스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의료인공지능학과가 신설됐다. 병원과 대학의 관련 학과가 연계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첨단 의료과학을 메디바이오콤플렉스에서 이뤄낼 것이다. 정부의 4차산업혁명 및 뉴딜정책을 기반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디지털 및 스마트 기술에 기반을 둔 혁명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기존 의학의 틀을 넘어 공학 등 다양한 전공들이 새롭게 융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디바이오콤플렉스가 거점이 될 것이다.
-앞으로 20년 건양대병원의 발전상을 예상해본다면?
▲건양대병원은 중증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기관으로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최근 새 병원 개원식 때도 의료자치라는 주제를 가지고 말씀을 드린 적 있다. 지역민들이 중증에서든 분초를 다투는 응급에서든 지역 안에 병원을 믿고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건양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이 되고 중증질환 치료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으로 발전할 것이다. 또 대학병원은 연구 인프라를 함께 갖춰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의료보험에만 매달리면 성장에 한계가 있어 연구중심 병원에 기반을 꾸준히 다져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지역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 병원이 되어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중증치료와 연구에 전문한 대학병원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병원을 함께 만들어가는 직원과 환자, 보호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병원에 큰 자산임을 재단과 이사회에 줄곧 설득해왔다. 다행히 재단과 이사회도 이 같은 부분에 공감해 병원에서 수익과 자산을 그대로 병원 발전에 재투자하고 있다. 덕분에 심각한 노사분규 없이 병원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 또 최첨단 의료 받아들이고 안정적 의료를 위해 JCI라는 국제 인증을 받은 것은 결국은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한 것이다. 지역민이 굳이 서울·경인지역에 가지 않더라도 여기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가 자랑스러워하는 지역에서 자랑스러워하는 병원이 되고자 쉼 없이 전진하겠다.
대담=오희룡 디지털룸 1팀장·정리=임병안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최원준 건양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고려대 의과대학 ▲고려대 대학원 의학과(석·박사) ▲고려대 구로병원 전임의 ▲건양대병원 일반외과 교수 ▲QI실장, 교육연구부장, 진료부원장 ▲건양대 의과대학장 ▲건양대병원장(2016년 3월~) ▲건양대의료원장 겸 건양대병원장(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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