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교수 |
우리나라의 산학협력은 다른 분야처럼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이 많은 지역에서는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교육부의 링크(LINC) 사업은 대학 전체의 산학협력 문화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학협력선도대학'이란 이름처럼 링크는 산업체와 대학간 협력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계 요구에 근접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5년간의 1단계 링크 사업(2012-2016)이 공학 중심의 기술기반 산학협력을 추진했다면, 2단계 링크 사업(2017-2021)은 그 범위를 인문사회계열로 확대하고 지역사회요구를 반영하였다. 그 결과 전체 학과 학생들은 현장실습, 캡스톤 디자인, 창업교육 등의 산학협력 체험을 하고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아직도 기업은 신입사원들에게 재교육의 과정을 거치지만 산학협력 경험을 한 학생들은 현업에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다. 이는 사전에 자기주도적으로 산학협력 교육과 훈련을 바탕으로 관련 지식과 경험을 체득한 덕분이다.
그런데 산학협력 3.0은 어떤 패러다임이어야 할까? 대학의 산학협력 전문가들의 온라인 토론회 그리고 충청권 링크+협의회 등에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 Bottom Line) 관점에서 지속가능성 측면의 3P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텀 라인'이란 회계의 재무제표상 순손익을 기재하는 맨 마지막 줄(bottom line), 즉 기업이 가장 중시하는 이익(profit)을 나타낸다. 존 엘킹톤(John Elkington)은 1994년, 사람(people)과 지구(planet)를 추가해 기업이 경제적으로 생존가능하고, 사회적으로 책임이 있으며, 환경적으로 건전하도록 조화롭게 노력하는 상황을 '트리플 바텀라인'(TBL 또는 3BL)이라고 명명하였다. 이 개념으로 산학협력 3.0의 모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익(profit) 실현에 대한 진정한 기여이다. 산학협력이 기업과 지역의 가치창출에 기여하고 비용절감으로 실질적 도움을 주어야 한다. 둘째, 사람(people)에 대한 몰입이다. 종업원, 고객,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미래 인재양성과 이들이 수도권 이동이 아닌 지역에 정착해 지역소멸을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지구(planet)의 환경문제 해결노력이다. 환경문제는 한 국가의 영역을 넘어 전 지구적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산성비, 생물종 감소, 쓰레기, 바다오염 등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에 대학구성원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 경제적 지속가능성, 사회적 지속가능성, 그리고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세 개의 원으로 그려보면 원들이 만나는 점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성' 그리고 '산학협력 3.0'이 설계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3P(이익, 사람, 지구)는 '지속가능 자본주의'(sustainable capitalism)로도 평가받는다. 비록 이 세 가지의 조화가 지금은 불가능해 보일지 몰라도 미래에는 피할 수 없는 것임에 틀림없다. TBL 그리고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등 미래를 위한 가치들이 산학협력 3.0에 잘 녹아들어 대학과 지역의 변화를 이끌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미래세대의 초석을 다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융합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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