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아는동네(네이너포스트) |
대전시가 내년 1월 음악창작소 개소를 앞두고 본격 추진에 돌입한 가운데 과도한 임대료 지출로 창작 지원에 따른 예산문제나 운영 전반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간 운영비 중 1억 원가량 건물 임대료로 빠져나가야 할 상황에 지역의 인디밴드 음악의 '창작 산실'이라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기는커녕 애먼 혈세만 낭비한다는 지적이다.
대전시는 지난 3월 22일 문체부 공모사업인 2021년 지역기반 음악창작소 조성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역의 인디 음악인들에게 창작부터 음반, 음원, 생산 과정을 돕는 기반시설과 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게 기본계획이다.
현재 믹스페이스 공간으로 사용 중인 중구 대흥동 옛 대전극장의 지하 3층과 지하 2층을 개조해 총 20억 원(국·시비 5:5)을 들여 녹음실과 연습실, 공연장, 레코딩, 믹싱 장비 등을 갖추고 내년 총 본격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공간은 법인화 개인소유 건물로 대전시가 5년간 빌리기로 했다.
문제는 연 4억 원 남짓한 운영비 중 1억 원가량 과도한 임대료 지출로 인해 음악창작 산실의 본래 취지는 무색해진 채 운영비 충당에 급급할 거라는 지적이다.
대전과 달리 다른 지역 음악창작소는 대부분 시나 자치구 소유 건물을 활용해 고정지출 부담을 줄여 창작지원 본래 목적에 운영비가 쓰이도록 했다.
충남음악창작소는 천안시 소유 건물 지하 2층에 공연장과 오픈홀 스튜디오를 조성했다. 충주음악창작소 역시 문화공간으로 쓰였던 충주시 소유 건물에 꾸몄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생긴 서울음악창작소는 2014년 마포문화재단에서 아현동 지하 보도에 조성했으며, 대구음악창작소 역시 자치구 소유 건물을 활용해 만들었다.
최근 '싱어게인'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가수 정홍일을 배출한 경남음악창작소(뮤지시스)는 김해문화의전당 유휴공간을 리모델링 해 2019년 10월 문을 열었다.
지역의 대중음악 관계자는 "800여만 원의 월세 지출로 인해 음원 생산을 지원하는 본연의 목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역 음악인들을 중심으로 한 TF를 구성해 지역 음악인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역의 다른 문화예술 인사는 "연간 운영비 4억 중 월세와 인건비로 2억가량 지출될 것"이라며 "나머지 예산만으로 음악창작 지원이 얼마나 이뤄질지 다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신축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마땅한 부지를 찾기 어려웠다"며 "대전지역 내 200평 이상 규모에 베이스 기타 등 소음 민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대전극장 건물로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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