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시간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두고 민주적 의견 수렴이 없는 강요라는 의견과 교사가 평일에 백신을 접종할 경우 수업 결손 대체가 어려워 금요일에 맞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충하면서다.
10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 4일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2분기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 예방접종 일정과 복무관리 지침을 안내했다. 여기서 접종 대상 교직원을 대상으로 특정 일자에 백신 접종을 요청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명시했다.
이를 두고 전교조 대전지부는 일선 학교 관리자가 특정 일자에 접종하도록 강요해 복무지침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선 학교 고충 민원을 토대로 긴급 온라인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약 절반 정도의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금요일 오후 등 특정일 백신 접종을 강요하거나 종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인력이 부족하고, 대체 강사가 연결되기 어려운 것은 알지만,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 없이 특정 시간에 접종을 강요하는 건 복무지침 위반"이라며 "행정 편의주의로 무조건 수업이 끝난 금요일 오후에 몰아서 접종을 강요했고, 민주적 의견수렴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선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금요일 접종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왔다. 금요일에 백신을 맞은 직후, 1~2일간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주말이라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치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생을 위해 백신을 맞는 것인데, 정작 학생이 뒷전이고, 평일에 하루라도 더 쉬려는 모습으로 비치는 게 우려스럽다"며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강요가 아니라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업무 공백 최소화에 힘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전의 한 유치원은 25일인 금요일 하루 단체 접종으로 휴업을 한 뒤 수업 결손을 최소화해 월요일부터 정상 업무에 나서기로 했다. 이 유치원은 금요일 당일에도 방과 후 과정반은 등원할 수 있도록 조치해 돌봄 우려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어떤 일이어도 강제로 일을 종용할 수는 없는 상황은 맞지만, 코로나19란 중대한 상황인 만큼,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접종할 수 있도록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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