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NH농협은행'이 굳건히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은행이 금고 열쇠를 거머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교육청에 따르면 올 하반기 각각 금고지정 공모를 시작으로 4년간 대전 교육 예산을 보관할 금고를 선정한다.
현재 연간 2조 1835억원 규모의 대전교육청 예산을 관리하는 '금고지기'는 농협은행이다. 지난 1989년 시 교육청 개청이래 줄곧 대전교육청 금고지기 역할을 해 왔다.
이번에 선정되면 4년간 대전교육청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며 연간 2조원 규모의 예산을 굴릴 수 있게 된다. 교육 금고 약정기간은 2022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말까지다. 새로운 금고지기 선정을 위해 지난 4일 교육청이 진행한 사전 설명회에는 KB 국민은행이 참석하는 등 공격적으로 금고 경쟁에 뛰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고 은행으로 선정될 경우 수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데다 교직원들을 잠재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청은 오는 14일부터 15일 이틀간 제안서를 받아 7월 중 공인회계사 등 외부 인사로 구성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출된 제안서를 심의 평가할 예정이다. 늦어도 11월 중에는 새 금고 주인공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이 교육청 개청이래 줄곧 대전교육청 금고지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촘촘한 조직망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농협은행이 지난 2018년 부터 올해 대전교육청에 지급한 출연금(협력사업비)은 7억원에 달했다. 이에 현재 금고를 맡고 농협은행은 올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재선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여기에 맞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KB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가장 발 빠르게 탈석탄 금융을 선언해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은행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교육청 금고는 농협은행이 독점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한 지역에서 한 은행이 금고은행으로 있었다면, 이를 뒤바꾸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농협은행의 교육청 금고시장의 지위가 절대적이어서 도전하는 은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개청이래 농협이 금고를 맡아왔고, 교육금고 지정을 위해 공고를 내도 제안은 농협만 들어왔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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