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도시 원도심의 부활을 꿈꾸며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도시 원도심의 부활을 꿈꾸며

윤방현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21-06-10 09:30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윤방현
윤방현 교수.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올르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과는 차이점이 있다.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인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주로 노후불량한 곳을 재정비 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그쳤다면,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장소를 중심으로 역량자체를 높이는데 중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쇠락한 지역을 되살리는 방법으로 과거로의 회귀만은 고집하고 있고 도시재생사업이 벽화마을 사업 중심의 관광이나 문화·예술 중심으로 짜여 있어서 일자리 조성프로그램이나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어 조화롭고 혁신적인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구도심은 대전역 쪽방촌 일대에 쪽방 119곳에 170여명이 월 10만원대의 임대료로 거주하고 있는데 주민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63명·37.5%)와 65세 이상 홀몸노인(50명·29.8%), 차상위계층(17명·10.1%), 장애인(24명·14.3%) 등 대부분 취약계층이여서 국가의 복지급여로 생계를 유지하는 형편이다.



이들은 6.6㎡(2평) 이내의 부엌,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단열,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고 화재나 범죄 등의 위험에도 상시 노출된 상황이다.

대전시에서도 원도심의 재생과 활성화를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였는데, 90년대 말부터 2000년 대 초 즈음 지정한 특화거리가 대표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경제 활성과 더불어 추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의도로 지정되었으나, 이후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특화거리는 지정만 되고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등의 이유로 쇠퇴의 기로에 들어 선지 오래다.

원도심이 과거 위상을 회복하고 주변 신도심을 연결하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중심지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시도로 이미 증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시대에 걸맞은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여야 하는 반증이라 할 것이다.

지난 2020년 12월 7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 동구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완료하여 대전역 쪽방촌 일대를 공공주택사업을 위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 고시하였다.

노후된 원도심 대전역 일대를 주거·상업·복지타운으로 재탄생시키는 공공주택 사업이 본격 추진되며, 쪽방촌이 전면 철거된 곳에 공공임대주택 등 주택 1400가구와 업무복합용지가 들어서고, 일대에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쾌적한 환경으로 개선될 계획이다.

뒤이은 2021년 3월 10일, 국토교통부는 대전 역세권 및 선화동 일대의 원도심을 '도심융합특구'로 지정해 사업지로 최종 선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경기 성남시에 새롭게 조성한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이 신도시의 개발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모습으로 이전까지 대전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던 원도심이 약 124만㎡(37만 5000평) 규모의 초매머드급 미래형 도시의 형태로 환골탈태 할 전망이다.

대전은 대전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2시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한 교통과 물류의 허브도시다. 과거 기업들이 기반시설을 잘 갖춘 저렴한 토지를 중요시했다면, 지금은 네트워킹과 인재 채용에 유리한 도심 중심지 입지를 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혁신기업과 젊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선 기업들에게 유리한 특정지역을 집중 투자해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대전역 주변 일대에 산적해 있는 인쇄업체는 쇄신과 혁신을 위해 인쇄클러스터를 조성해 새로운 인쇄문화를 선도하도록 유도하고,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한약방과 한의원은 약령시의 동의보감타워를 벤치마킹해 한방전문백화점과 같은 시설로 조성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이용자가 찾게 되어 이와 연관된 상업의 창출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전 원도심의 인프라와 도심형 혁신공간을 활용한 민·관·산·학의 협업을 통해 창업공간, 혁신확산, 성장엔진을 구성하는 도심융합특구를 만들어 간다면 도시재생 뉴딜사업, 혁신도시, 도심융합특구 조성이 한층 완성된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대한민국 중심도시 대전으로 새롭게 도약하게 될 것이다.

윤방현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