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방현 교수. |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인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주로 노후불량한 곳을 재정비 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그쳤다면,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장소를 중심으로 역량자체를 높이는데 중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쇠락한 지역을 되살리는 방법으로 과거로의 회귀만은 고집하고 있고 도시재생사업이 벽화마을 사업 중심의 관광이나 문화·예술 중심으로 짜여 있어서 일자리 조성프로그램이나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어 조화롭고 혁신적인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구도심은 대전역 쪽방촌 일대에 쪽방 119곳에 170여명이 월 10만원대의 임대료로 거주하고 있는데 주민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63명·37.5%)와 65세 이상 홀몸노인(50명·29.8%), 차상위계층(17명·10.1%), 장애인(24명·14.3%) 등 대부분 취약계층이여서 국가의 복지급여로 생계를 유지하는 형편이다.
이들은 6.6㎡(2평) 이내의 부엌,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단열,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고 화재나 범죄 등의 위험에도 상시 노출된 상황이다.
대전시에서도 원도심의 재생과 활성화를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였는데, 90년대 말부터 2000년 대 초 즈음 지정한 특화거리가 대표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경제 활성과 더불어 추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의도로 지정되었으나, 이후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특화거리는 지정만 되고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등의 이유로 쇠퇴의 기로에 들어 선지 오래다.
원도심이 과거 위상을 회복하고 주변 신도심을 연결하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중심지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시도로 이미 증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시대에 걸맞은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여야 하는 반증이라 할 것이다.
지난 2020년 12월 7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 동구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완료하여 대전역 쪽방촌 일대를 공공주택사업을 위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 고시하였다.
노후된 원도심 대전역 일대를 주거·상업·복지타운으로 재탄생시키는 공공주택 사업이 본격 추진되며, 쪽방촌이 전면 철거된 곳에 공공임대주택 등 주택 1400가구와 업무복합용지가 들어서고, 일대에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쾌적한 환경으로 개선될 계획이다.
뒤이은 2021년 3월 10일, 국토교통부는 대전 역세권 및 선화동 일대의 원도심을 '도심융합특구'로 지정해 사업지로 최종 선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경기 성남시에 새롭게 조성한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이 신도시의 개발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모습으로 이전까지 대전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던 원도심이 약 124만㎡(37만 5000평) 규모의 초매머드급 미래형 도시의 형태로 환골탈태 할 전망이다.
대전은 대전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2시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한 교통과 물류의 허브도시다. 과거 기업들이 기반시설을 잘 갖춘 저렴한 토지를 중요시했다면, 지금은 네트워킹과 인재 채용에 유리한 도심 중심지 입지를 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혁신기업과 젊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선 기업들에게 유리한 특정지역을 집중 투자해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대전역 주변 일대에 산적해 있는 인쇄업체는 쇄신과 혁신을 위해 인쇄클러스터를 조성해 새로운 인쇄문화를 선도하도록 유도하고,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한약방과 한의원은 약령시의 동의보감타워를 벤치마킹해 한방전문백화점과 같은 시설로 조성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이용자가 찾게 되어 이와 연관된 상업의 창출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전 원도심의 인프라와 도심형 혁신공간을 활용한 민·관·산·학의 협업을 통해 창업공간, 혁신확산, 성장엔진을 구성하는 도심융합특구를 만들어 간다면 도시재생 뉴딜사업, 혁신도시, 도심융합특구 조성이 한층 완성된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대한민국 중심도시 대전으로 새롭게 도약하게 될 것이다.
윤방현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