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량(橋梁)의 변신, 도시의 품격을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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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량(橋梁)의 변신, 도시의 품격을 높이다

김가환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장

  • 승인 2021-06-14 08:17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김가환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장
김가환 건설관리본부장
저녁 8시쯤 서울 반포한강공원을 찾아가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반포대교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밤중에 그것도 볼거리 많은 한강공원에서 많은 사람이 반포대교에 시선을 빼앗긴 이유는 바로 무지갯빛을 품은 길이 1,140m의 '달빛무지개분수' 때문이다.

지난 2009년 4월 정식으로 가동한 달빛무지개분수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로 세계 기네스 인증을 받기까지 했다. 비록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가동이 멈춰있지만, 야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다.

달빛무지개분수뿐만 아니라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에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천호동과 광장동을 잇는 광진교에는 교각 하부에 공연·전시장을 갖춘 전망대가 있어 탁 트인 풍경과 함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한강대교와 동작대교, 양화대교에는 카페가 있어 한강을 바라보며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그러면 대전의 교량은 어떠한가? 대전천, 유등천, 갑천이 도시 중심을 관통하고 있는 대전은 그 어느 도시보다 교량이 많다. 2020년 대전통계연보에 따르면 대전에는 440개의 교량이 있다고 한다. 그중 아름다운 교량을 시민들에게 묻는다면 단연 목척교와 엑스포다리를 꼽을 것이다.



목척교는 1912년 나무교량이 만들어진 뒤 1974년 복개공사와 대형 상가가 들어서면서 콘크리트로 대전천이 뒤덮인 삭막한 모습이 됐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목척교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나무줄기 세포를 모티브로한 조형물과 야간 경관조명이 더해져 목척교는 아름다운 교량으로 변신했다.

1993년 대전 엑스포 행사장 앞 갑천에 설치된 엑스포다리는 밤이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빛나는 두 개의 아치와 경관조명이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뽐낸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야경명소로 사랑받는 엑스포다리는 지금은 잠시 멈춰있지만 매년 칠석이면 견우직녀 축제가 열려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교량은 이제 단순히 차나 사람이 지나다니는 교통의 목적을 넘어 뛰어난 경관과 문화를 갖춘 관광자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교량 건설과 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우리 건설관리본부에서는 앞으로 교량을 교통 기능뿐만 아니라 심미적 측면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건설해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경관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현재 건설 중인 서구 만년동과 대전산업단지를 잇는 한샘대교는 총사업비 450억 원이 투입된 길이 420m, 왕복 4차로의 교량으로 곡선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아치형 디자인으로 설계됐으며 올 12월이면 시민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또한, 825억 원을 투입하는 대덕특구 동측 진입로 건설에는 대덕특구와 연축지구 혁신도시를 연결할 길이 568m의 신문교가 포함돼 있다. 2025년 준공될 신문교 또한 현재 심미적 요소를 고려한 설계가 진행 중으로 대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연축지구를 더욱 빛나게 할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덕대교부터 둔산대교까지 추진 중인 갑천변 물빛길 사업을 통해 대덕대교에는 미세먼지 알림 기능을 갖춘 야간 경관조명이 설치 중이며, 교량 하부 공간에 설치될 트릭아트와 증강현실은 갑천을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3대 하천을 품은 대전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교량이 생길지 모르지만, 대전시민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한 유지관리는 물론 대전을 아름다운 도시, 문화가 융성한 도시로 대전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려줄 아름다운 교량 건설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김가환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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