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혁신전략과 국가 AI 백년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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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혁신전략과 국가 AI 백년대계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 승인 2021-06-10 09:15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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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지난달 28일 부총리 주재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국가초고성컴퓨팅 혁신전략'이 발표됐다. 엑사컴퓨팅 시대로의 전환, 각 국의 기술 안보 강화, 국내 수요 급증 등 급변하는 국내외 초고성능컴퓨팅 환경에 대응해 10년간의 중장기 실천 전략을 담고 있다. 2030년까지 세계 5위 슈퍼컴퓨터 구축, 24개 선도 기술, 엑사급 슈퍼컴퓨터 자체 개발, 소재·나노 등 10대 초고성능컴퓨터 활용 전략 분야를 선정하는 등 인프라·기술개발·활용이라는 3가지 정책 방향으로 추진된다. 2011년에 미국이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초고성능컴퓨터법이 제정된 이후 10년 만에 국가 차원의 혁신전략이 나온 셈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국가 AI 백년대계 관점에서 이번 혁신전략의 의의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지난해 6월 오픈 AI(Open AI)에서 몇 개의 키워드만으로도 인간처럼 창작을 하는 GPT-3 서비스를 공개한 이후 초거대(Hyperscale) AI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네이버도 지난 5월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하이버클로버를 발표했다. 2040억 개의 매개변수로 1750억 개의 매개변수인 GPT-3을 뛰어넘는 초거대 한국어 언어 모델이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모델 학습을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700페타플롭스 AI 슈퍼컴퓨터를 지난해 10월에 구축했다.

고성능컴퓨팅 전문가로서 '국내 최고의 AI 슈퍼컴퓨터'라는 말에 왠지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9위의 경제 규모와 GDP대비 연구개발비 세계 1~2위를 자랑하는 한국의 격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 시스템은 엔비디어사에서 제조한 것으로 엔비디어사는 이보다 4개월 앞선 6월에 네이버 시스템의 두 배 규모의 '셀린'이라는 시스템을 자체 제작해서 슈퍼컴퓨터 톱500순위 7위에 등재했다. 국내 최고의 AI 슈퍼컴퓨터가 2021년 6월 현재 기준으로 톱500순위 20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혁신전략을 통해 우리나라 AI 컴퓨팅 능력이 획기적으로 도약된다. 2023년에 톱500 성능기준 500페타플롭스 슈퍼컴퓨터 6호기가 구축된다. 지난달 말에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에서 구축한 '펄뮤터'는 톱500 실측성능 60페타플롭스, AI 성능은 3.8엑사플롭스를 자랑한다. 2년 후에 구축될 6호기는 수십 엑사플롭스의 AI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도 세계적 수준의 AI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게 됨으로 국내 AI 연구진과 기업들도 초거대 AI 기술과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서울대와 중앙대가 AI대학원에 선정됨으로써 국내 총 14개 AI대학원(10개)·AI융합연구센터(4개)가 운영된다. 현재, AI대학원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고성능컴퓨터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열악한 컴퓨팅 환경으로는 초거대 AI 모델 연구는 엄두도 낼 수 없다. 6호기가 국내 AI 대학원의 초거대 AI 모델 연구와 같은 최첨단 AI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국가 차원의 '슈퍼컴퓨터 활용 AI 전략지원' 프로그램을 잘 준비해야 한다.

지난달 말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목표하는 '차세대 AI핵심원천기술개발사업' 예타가 통과됐다. 내년부터 5년간 3000억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2019년 12년에 발표한 '인공지능 국가전략' 실천 계획의 일환이다. 이번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혁신전략'과 잘 조화·연계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두 국가전략 간에 시너지를 내는 지혜도 요구된다. 2030년 세계 5위 슈퍼컴퓨팅 강국 '슈퍼코리아'를 꿈꾼다.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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