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시 |
50m 고층 목조형으로 추진한다는 대전시의 입장에 환경단체가 이달에만 3차례의 성명서를 내며 전망대 조성계획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달 12일 중구 보문산 중턱(해발 197m)에 위치한 보문산 전망대를 지상 4층 높이(50m)의 목조전망대를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전망대로 사용 중인 보운대를 허물어 탄소 배출이 적은 목조 구조물 전망대를 마련해 주변 산림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시민 힐링 공간을 만들고, 관광객 유입에 따른 원도심 활성화를 모색한다는 취지다. 총 125억이 투입되는 이번 조성사업은 내년 3월 착공해 2024년 6월 준공 예정이다.
보문산 전망대 조성사업은 지난 2006년 민선4기 '보문산 뉴 그린파크 프로젝트'부터 시작된 보문산권 관광개발사업 중 핵심 분야로 최근까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번 논의 역시 허태정 대전시장의 공약 사항의 일환으로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갈등이 점화되는 모양새다.
시는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와 2019년 10월부터 6개월간 현장답사, 다른 지역 사례견학 등 총 11차례의 숙의 과정을 거쳐 보문산 전망대 신설에 뜻을 모았다.
이때 민·관공동위원회는 전망대에 휴식과 즐거움, 전통문화, 주민참여가 이뤄진다는 원칙에 따라 활용도 높은 구조물을 만드는 것에 동의했으나, 50m 높이의 고층 시설물을 세우는 것은 애초 합의에 어긋나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4개 환경단체는 지난 1일과 2일 보문산 목조전망대 조성계획 철회 요구에 이어 9일 3차 성명서를 내고 시와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산에 세워지는 것을 고려해 땅속부터 전망대까지 200m가량 높이의 인공 구조물이 세워지는 것"이라며 "전망대에 주차장이나 제반 시설물을 추가하게 돼 주변 숲이 훼손될 수밖에 없고, 탄소 중립을 지향한다면 전망대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게 맞다"라고 덧붙였다.
이호성 대전시 관광개발팀장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수반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선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라며 "도시경관 관련 전문가 조언을 받았고, 20m가량 뻗어있는 보문산 내 나무들 속에서 전망대 기능을 위한 적정 높이라는 결과로 도출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