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인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
그날그날을 기록하는 직업과 업무 특성상 정신없는 하루를 보낼 때가 태반이다. 오늘 발생한 사건사고를 챙겨야 하고 연구단지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여러 성과를 살피다 보면 어느새 마감이 끝나 있다. 올해로 기자 생활 7년 차.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마감 후면 영혼이 빠져나가기 일쑤다. 수습기자 시절 한 선배가 '신문기자는 하루살이'라고 했다. 열심히 쓴 기사에 대한 보람이나 주변의 반응은 하루뿐이고 다음 날이면 또 다른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런 하루살이 인생을 살고 있으면서도 정신 한편에 계속 생각하고 되뇌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고 생각했다. 관심 갖고 있는 비정규직 이슈나 기자를 믿고 민감한 부분을 털어놓은 여러 제보 등 기자로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외면하지는 않다고 자위했다. 한 달 전 제보받은 지역 아파트 관련 내용도 그렇고 대형유통매장에서 벌어진 말도 안 되는 사건과 그 이면에 대해서도 촉수가 서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 현충일 느꼈던 감정은 최근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서도 스스로를 편하지 않게 했다. 열거하지 못한 비슷한 순간이 여럿이라 전부 나열하기 민망하기도 하다.
몇 해 전 어느 순간, 불현 내가 오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데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졌던 순간이 있다. 큰 일이 아니라고 기록한 오늘 내 기사가 어느 미래의 순간에 오늘을 설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만사 어떤 것, 누군들 중요하지 않겠느냐만 지금 이 순간 오늘 하루 무엇을 기록할지 고민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 직업의 무게를 새삼 느끼는 나날이다. 후손에게 부끄러운 조상으로 기억되지 말자는 그들의 말을 더 깊게 새겨야겠다.
임효인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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