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역난방, 지난 15년, 앞으로 15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지역난방, 지난 15년, 앞으로 15년

강평구 대전 둔산지역난방협의회 회장(목련아파트 노인회장)

  • 승인 2021-06-09 11:16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사진 copy
강평구 대전 둔산지역난방협의회 회장(목련아파트 노인회장)
최근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사업자 대전열병합발전(주)이 추진하는 신증설(개체)에 대해 찬반 논란이 뜨겁다. 설비 증설이 환경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최신 설비 개체공사로 오염물질의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크게 보면 전자는 주로 환경단체나 정치인들 중심으로 주장이 이루어지고 있고, 후자는 대전열병합, 전문가집단(학계), 관계 당국이 주축이다.

원래 대전은 지역난방 소외지역이었다. 15년 전 둔산동 지역의 아파트 대부분은 하루 2~3번 일괄적으로 난방을 공급하는 중앙난방 방식이었다. 비싼 요금에다 소비자가 난방을 조절할 수 없는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었다. 때마침 민영화로 새롭게 출범한 대전열병합이 둔산동 1만2000세대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면서 비로소 주민들도 지역난방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 대전 서남부의 도안신도시, 학하지구에도 지역난방이 확대되고, 대전 인근 세종시 모든 아파트에도 지역난방이 공급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둔산동의 지역난방 전환이 처음부터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수십리 밖에서 오는 지역난방의 온수가 다 식은 채로 둔산동에 도착할 것이다.' 또는 '계량기가 오작동해서 요금 폭탄을 맞을 것이다' 식의 많은 루머가 있었다. 사실 중앙난방 아파트에 LNG를 판매하던 도시가스 회사의 방어 영업도 집요했지만, 막상 지역난방이 공급되자 많은 주민은 낮아진 난방 요금과 필요에 따라 조절이 가능한 지역난방 방식에 크게 만족했다. 결국, 관망하던 월평동 지역 많은 아파트 단지들도 지역난방으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관심으로 그때 만들어진 둔산지역난방협의회가 둔산동과 월평동에 지역난방이 도입될 수 있도록 한 축을 맡은 것이다.

지역난방 도입으로 둔산동 주거여건은 한 단계 성숙 되었다. 지역난방이 최근 화두인 에너지 절약, 이산화탄소배출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만약 그 당시 지역난방으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둔산동 지역 아파트 선호도는 낮아지고 입주민의 불편이 계속되었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경제적, 편리성 및 환경에 좋은 지역난방이 대전에서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환경단체와 몇몇 정치인이 대전열병합에서 추진하는 공급 설비 개체공사를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미 전국적으로 안착된 집단에너지시스템에 대해 과도한 반대 주장으로 현실적 대안 없이 무조건 반대를 하는 선동에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증가 우려를 주장하지만, 지역 언론사와 방송 등에서 초빙한 토론에서의 전문가 의견은 신증설에 따른 환경문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고 오히려 미세먼지는 개선된다고 설명하고 있고, 유럽의 신재생에너지가 가장 발달한 나라에서도 탈석탄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로 오히려 집단에너지 사업을 장려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15년 전 지역난방 도입 과정에서 느낀 점은 건전한 경쟁의 필요성이다. 편향된 지역 에너지 시장을 일정 부분 균형으로 이끈 것은 도시가스와 집단에너지사업자 간의 선의의 경쟁이었다. 이번 대전열병합 신증설 논쟁 이면에 지역 에너지업계 사이의 이해관계가 있음은 과거 둔산동 지역난방 도입에서 보듯이 주지의 사실이다. 침소봉대로 막연히 주민 불안을 증폭시키기보다 정해진 법률과 제도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지역 정치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지역 상생은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강평구 대전 둔산지역난방협의회 회장(목련아파트 노인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금산 무예인들, '2024 인삼의 날' 태권도와 함께 세계로!
  4. 학하초 확장이전 설계마치고 착공 왜 못하나… 대전시-교육청-시행자 간 이견
  5.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1.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2.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3.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4.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5.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