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예년보다 20일가량 빠른 5월부터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는 일본어로 '츠유'라고 한다. 매실나무 열매가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한자로 '梅雨(매우)'라고 표기한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매실을 보게 되는 요즘, 드디어 올해도 '이 계절이 왔구나' 하고 느낀다. 매실요리라면 한국에서는 주로 매실청이나 장아찌를 담그지만, 일본에서는 '우메보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메는 매실'이고 '보시는 말린다' 라는 뜻이다. 가정에서 우메보시를 만드는 집도 있지만, 우메보시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국민음식, 말하자면 한국의 김치와 같은 존재다. 우메보시는 크기도 다양하고 맛도 짠 것부터 단 것까지 다양하다.
만드는 방법은 ▲매실을 소금에 절인다 ▲매실에 차조기를 더한다 ▲햇볕에 말린다 순서로 하면 된다.
한국에서는 장아찌를 설탕에 절이지만, 일본에서는 소금에 절인다. 어떤 맛일까 궁금하면 한번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지인들에게 추천한 적이 있지만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고 좋아한다는 사람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하지만 일본에서 우메보시는 굉장한 효과가 있다고 믿는 만능 음식이다. 첫 번째로 우메보시의 시큼함을 구성하는 구연산은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 구연산은 입안의 세균을 억제하고 타액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구취 예방이 된다. 세 번째로는 우메보시를 먹으면 타액이나 위산 분비가 활발해지고 식욕이 증진된다. 위장이 안 좋을 때는 우메보시로 만든 죽을 먹기도 하고, 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식욕이 없을 때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숙취에는 우메보시를 넣은 뜨거운 차가 좋다. 이는 우리 몸의 세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이 중요한데 우메보시에는 그 두 가지가 적당히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곧 한국도 장마가 오겠지만, 습기가 많아지고 체력이 떨어질 무렵에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매실의 구연산의 힘을 빌려 여름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타케하라 토모코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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