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다문화] 마라탕의 인기는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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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다문화] 마라탕의 인기는 언제까지?

/최금실 명예기자(중국)

  • 승인 2021-06-08 17:20
  • 신문게재 2021-06-09 11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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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길거리 혹은 쇼핑몰 음식코너 등에서 마라탕 식당을 쉽게 볼 수 있다.

10여 년 전 필자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단 한 집도 없었다. 먹고 싶어도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음식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젊은 세대부터 남녀노소가 즐기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필자는 학창시절 처음 중국 본향에서 마라탕을 접했다. 원래는 중국 쓰촨 성 요리인데 20여 년 전 중국 여러 도시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하굣길에 떡볶이 집에 들러 친구들과 먹듯이, 중국에서는 마라탕 가게에서 한 그릇씩 먹던 추억이 있다. 현재는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를 직접 골라서 먹는 방식이지만 그때만 해도 짬뽕 한 그릇 나오듯 한 그릇씩 주문하는 형식이었다. 각자 한 그릇씩 주문해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마라탕의 마(麻)는 얼얼하다, 라(辣)는 맵다, 탕은 데치다는 뜻이다. 여러 가지 재료들을 매운 양념에 데쳐서 먹는 음식인 셈이다.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와 비슷하지만 향신료가 조금 차이가 난다. 얼얼하게 맵고, 땅콩소스 향도 조금 나며, 분모자·완자 등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음식이다.

처음에 '과연 한국 사람들이 이런 맛을 좋아할까'라고 생각했는데 마라탕 열풍에 너무 놀랐다. 유튜브 등 먹방에서 다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수많은 체인점이 생기고 가족 단위로 함께 하는 외식문화가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움의 연속이다. 인기의 힘을 입어 많은 기업에서는 마라탕소스·마라탕라면 등 마라에 관한 제품들을 연이어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더욱 신기했던 것은 중국 사람들은 마라탕을 먹을 때 맵고 짠 자극적인 국물은 먹지 않고 건더기만 건져 먹는데, 한국 사람들은 맵기 단계를 조절해 조금은 덜 맵게 조리하고 국물에 밥까지 곁들여서 먹는다. 육개장·짬뽕처럼 먹는 것이 특이하다. 맵기 조절과 밥과 곁들여 먹기, 마라샹궈·탕수육 등 요리도 함께 나오는 전문적인 음식점이 생긴 것이 하나의 한국만의 음식문화가 형성됐다는 것을 말해준다. 비슷한 예로 중국의 짜장면을 한국만의 검은색 춘장 짜장면으로 개발해 세계적으로 한국식 짜장면을 알리고 중국으로 역수출 한 점을 들 수 있다. 한국의 마라탕 또한 미래에 어떻게 개발되고 알려질지 무척 궁금하다.

요즘 학교 주변에 꼭 하나씩 있는 마라탕 가게. 하교 시간에는 마라탕을 먹는 학생들로 북적거리는 광경. 그들에게 과연 마라탕은 또 어떤 추억들로 남겨질까? 마라탕의 인기는 언젠가는 식을지 모르지만, 학창시절 추억의 향기와 함께 얼얼한 맛은 늘 우리 곁에 함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최금실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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