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 기능 구조형태 없다"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 4채 국가등록문화재 부결

  • 정치/행정
  • 대전

"관사 기능 구조형태 없다"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 4채 국가등록문화재 부결

문화재청 "전문가 조언 따른 리모델링 아냐… 기록도 전무"
민간단체 "아쉬운 결과… 문화재가치 결국 사람이 있어야"
원형 잘 남은 사례 발굴 등 소제동 마스터플랜 과제 험로

  • 승인 2021-06-06 16:30
  • 신문게재 2021-06-07 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속보>=대전시가 올해 3월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 4채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신청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소제동 철도관사촌 마스터플랜은 물론이고 진정성 있는 문화재 보존(保存)과 보전(保全) 등 대전시의 문화재 정책 방향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본보 2020년 10월 14일·15·16일 자, 2021년 3월 11일 자 1면 보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주 소제동 관사촌 국가등록문화 신청과 관련해 모두 부결하고 3일 오후 대전시와 동구청에 각각 공문을 발송했다. 대전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 4채의 국가등록문화재 신청 부결은 본래 가치를 잃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철도관사로의 기능을 위한 구조형태가 남아 있지 않았다. 국가등록문화재로 보호하기에는 가치가 미흡했다"며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등록문화재가 된 건물도 그대로 둘 수는 없어 내부 리모델링이나 손을 댈 수 있다. 다만 소제동 관사촌의 경우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손을 댄 것이 아니었고, 무엇을 어떻게 손댔는지에 대한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고 했다.

제 기능이 아닌 카페나 전시장 등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과 우려했던 대로 내·외부 일부 원형 훼손이 결국 관사촌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결론이다.

사실상 국가등록문화재로 신청한 4채와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논란은 반복될 소지는 컸다. 원형을 훼손한 근대문화유산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할 경우 보존 방향성에 대한 혼란을 우려했고, 탈락할 경우는 소제동 관사촌이 지닌 가치가 떨어져 향후 소제동 보존을 위한 의지까지 약화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2021031001001035500044271
철거 또는 리모델링되고 있는 관사촌 일부 모습. 사진=중도일보DB·이강산 작가
이 결과에 대해 관사촌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민간단체는 아쉽다는 입장이다.

임윤수 철도관사촌살리기운동본부 팀장은 "신청인으로서 안타깝다. 통영이나 군산 지역 문화재도 여전히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한다. 서점이나 카페가 입점했고 더 많은 사람이 활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근대문화재 활용에 있어 상업적인 면을 우려하지만, 일부 공간은 콘텐츠가 업데이트해야만 사람이 찾고, 결국 문화재로의 역사를 느낄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음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제동 관사촌 국가등록문화재 부결로 내년 초 발표할 마스터플랜 수립도 '험로'를 예고했다.

마스터플랜을 주도하는 (주)삼정이엔씨의 용역 계획에서도 민간 위주의 난개발, 과도한 리모델링을 지적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가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4채 외에 활용할 수 있는 관사를 적극 확보하고 가치를 인정받는 부분도 핵심이 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앞으로 존치구역 내에서 부결된 4채보다 원형이 잘 남아있는 사례를 발굴해야 한다"며 "민관이 바라보는 활용과 보존의 기준선이 다르다. 거버넌스를 통해 방향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상희 대전시 문화재위원은 "관사촌은 시대가 흐름에 따라 생활 공간으로 변형됐던 것으로, 그 공간에 대한 의미나 구조, 형태는 남아 있다고 본다. 앞으로 대전시도 그렇고 상업공간을 활용하는 소유주들도 실패하더라도 공간에 대한 고민과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는 철도관사촌 이전 보존과 관련해 신안2역사공원 등을 구상하고 있으나 다양하게 맞물린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2021053001001669600068341
소제동 전경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3.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