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는 남편의 말에 나는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이를 낳고 나서 항상 아이와 같이 지내다 보니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났는지 정말 못 느꼈고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했다. 이제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는 게 왠지 내 마음이 허전해지는 것 같다. 더불어 아이가 엄마와 같이 있다가 어린이집에 가면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리고 외국 엄마인 내가 부족한 한국어로 아이의 선생님들과 의사소통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밥을 워낙 잘 안 먹는 아이여서 어린이집에 가서 다른 친구들처럼 잘 먹고 잘 놀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어린이집에 다닌 지 일주일 정도 됐을 때 내가 생각하고 걱정했던 것과 달랐다.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는 밥도 잘 안 먹고 밤에 자다 자꾸 깨서 우는 우리 아이가 놀랍게도 변했다. 어린이집에 갔다 오면 어른들께 인사도 잘하고, 밥도 잘 먹고 밤에 깨지 않고 잠도 잘 잔다. 어린이집에서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밤에 꿈꾸면서 잠결에 혼자 깔깔 웃는다.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같이 잘 놀고 정말 재미있게 지내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 아이가 말을 잘 안 해서 말이 늦을까 봐 많이 걱정했는데 요즘은 자꾸 "엄마 엄마"하면서 말을 하려고 하는 우리 아이를 보면서 너무 기쁘고 어린이집에 좀 더 일찍 보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어린이집을 다닌 지 4개월이 되어 가고 있다. 지금은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이전의 걱정스런 마음 대신 기쁜 마음으로 보낸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잘 지내는 것만 봐도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를 자랑하고 싶다. 다른 엄마들도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낼 때는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에서도 잘 지냈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이수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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