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도시라고 강조하지만 해마다 여성 공무원 비율 증가는 거북이걸음인 데다, 성과보다는 직렬의 일괄적인 승진이 이뤄지는 탓에 여성 공무원들이 승진 연한을 채워도 다음 직급으로 올라설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여성 공직사회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공정한 평가,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승진하는 인사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아직도 계속되는 이유다.
대전시가 2020년 12월 31일 기준으로 통계를 낸 공무원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대전시의 5급 이상 공무원은 모두 479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 관리자는 89명으로 전체의 18.58% 수준에 불과하다. 이 자료는 지자체와 시청 산하기관을 제외한 대전시청의 현원 통계다.
최근 3년간 비율만 본다면 2018년 13.97%, 2019년 15.20%로 증가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민선 7기 임기를 시작한 2018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2년 사이 약 4.61% 늘어난 규모다. 정부의 '제4차 관리직 여성공무원 임용확대 계획(2017~2022)' 연도별 목표치는 2020년 18.6%, 2021년 20%, 2022년 21%다. 2020년을 대조했을 때 대전은 정부 목표치에는 근접은 했지만, 초과 이상은 달성하지는 못했다.
문제는 올해 년도 목표치인 20%에 얼마나 근접할 수 있느냐다. 그렇기에 7월 정기인사는 정부의 목표치 상회는 물론 여성 관리직 승진까지 맞물려 있어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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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관계자는 "지금 당장 국장 승진이 가능한 여성 공직자는 없다. 다만 3~4년 후 연한을 채워 승진할 수 있는 과장급은 다수 나올 것"이라며 "아쉬운 점은 팀장급(6급)에 여성 공직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사무관(5급) 승진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많지만,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공무원의 꽃은 5급 사무관이다. 5급 승진까지 9급부터 시작할 경우 약 25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관리직 반열에 오르는 사무관 승진은 해마다 경쟁이 치열했다. 그나마 일반 행정직은 정원 비율이 많아서 여성 관리자 비율도 증가하고 있지만, 토목과 건축, 환경, 농업, 전산 등 기술직은 여전히 여성 공직자 비율이 낮아 승진에서도 밀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대전시의 모 여성 공직자는 "기술 쪽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직렬별로 승진해야 하는데, 전체 승진 수에 따라 승진자를 배정해 기술직 여성 공직자의 승진이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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