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예사 A씨 가족들은 미술관 관리자의 인격적인 모독성 발언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며 직장상사의 갑질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당사자인 관리과장 C 씨는 "고성이나 폭언은 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31일 시립미술관 A 씨의 남편 B 씨는 "아내는 지난달 28일 직장상사의 호출을 받았다. 호출 사유는 학예실에서 관리하는 비품이 미술관 주변에 어지러이 널려 있음에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며 "공교롭게도 이날 허태장 시장의 미술관 방문이 예정돼 있었고, C 씨가 노발대발하며 학예사들을 불러 닥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비품들은 당초 미술관 계단 밑에 있는 창고에 보관돼 있었지만, 미술관 가스 설비 공사로 공사 인부들이 밖에 꺼내 놓은 것"이라며 "C 씨는 학예사들에게 '그따위로 하면 그냥 놔두지 않겠다'는 등 고성과 폭언을 내뱉으며 인격적인 모독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B 씨는 "아내가 학예실로 돌아온 뒤 울음을 터트렸고,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는 중환자실로 입원하라는 통보를 받고 입원 가료중"이라고 밝혔다.
B 씨는 "C 씨는 평소 학예사들 위에 군림하면서 폭언과 폭설은 물론 결재 지연 등으로 직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며 "학예사 대부분 계약직인 관계로 '직장 갑질'에 대한 문제 제기 시 뒤따를 불이익 때문에 아무 말 못하는 형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되는 직장상사 C 씨는 폭언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C 씨는 "그날 오후 미술협회 주관 행사에 허태정 대전시장과 지역 인사들 방문이 예정된 만큼 주변 경관을 정화할 필요가 있었다"라며 "계단 옆에 배너틀이 여러 개 널브러져 장애인 리프트를 가로막고 있었고, 장애인들이 관람하러 왔을 때 리프트 사용에 불편함이 없게 하려고 치우라고 지시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A 씨를 포함해 학예사 2명과 시설팀 직원들까지 있는 자리에서 고성이나 폭언은 하지 않았다"라며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스럽고, A 씨의 빠른 쾌차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전 학예사 출신인 지역 문화계 인사는 "학예사나 시설팀 모두 고유의 업무 특성상 자기 색깔이 강한 직업군이어서 크고 작은 마찰은 수시로 생길 수 있다"며 "C 씨가 온 이후 예산 집행을 놓고 여러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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