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주 경제사회교육부 차장 |
이런 의미에서 올해 5월은 나에게 가장 바쁘면서도 많은 것을 깨닫게 한 한 달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회복지'에 대한 개념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정립한 달이기도 했다.
몇 해 전부터 사회복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아버지가 일하다 다쳐 장애판정을 받으면서다. 이 때문에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부쩍 귀를 기울이게 됐고, 때론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사회복지사'에 눈을 돌리게 됐다.
지인과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사이버평생교육원에 등록했고, 1년 6개월여 만에 모든 실습을 마무리했다.
과제준비와 발표 등을 남겨두고 있지만, 조만간 바라던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손에 쥐게 된다.
본업을 두고 당장 사회복지 길을 뛰어들 순 없지만, 주말 실습을 해오던 것처럼 시간을 쪼개 이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달은 나에게 보람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니 주말과 휴일을 포함한 11일은 그랬다.
코로나19로 실습처를 찾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던 당시 세종시에 있는 영명보육원에서 실습을 하게 됐고, 80시간 동안 클라이언트인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에는 서로가 어색해했다. 이틀, 사흗날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갔지만, 다가오기를 꺼리는 눈치였다. 말을 걸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주말에 실습하다 보니 사무 업무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이 주어졌다. 온전히 주 2일은 아이들과 시간을 가졌다. 때론 실외에서 공놀이하고, 곤충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한 날은 아이들과 TV를 보는데 한 아이가 내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다.
다른 한 친구는 손을 잡으며 쓰다듬기도 했다. 싫지 않았다. 아이들이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던 순간이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나를 믿고, 나를 신뢰해 다가온 아이들이라 생각했다.
그 후 실습하는 동안 아이들과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80시간이라는 실습시간이 빠르게 흘렀고, 이별의 순간을 맞았다. 보육원 막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데 울컥했다.
실습하기 전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아이들과 이별이었다. 막상 그 시간이 되니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마음이 아팠다.
매주 주말 아이들을 볼 수 없다는 생각과 나를 마냥 기다릴 것 같은 아이들을 생각하니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낀 동시에 신뢰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람 관계에선 '신뢰'가 중요하다고. 그동안 함께한 영명보육원 관계자와 아이들에게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박병주 경제사회교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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