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스트(인양기)에 의지한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대전소방항공대원. |
헬기는 좁고 높은 곳까지 투입이 가능해서 산악인명구조가 많다. 사진은 대둔산에서 실제 인명구조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
정명교 조종사는 "대전에서는 1시간 30분 정도 탈 수 있는 연료를 넣는다. 통상 인명구조를 할 때는 출발에서 도착까지 15분 내외, 병원까지는 30분 안에 도착한다"며 "소방항공대의 강점은 지상 소방대가 접근할 수 없는 산악지대, 호수 등 긴급 상황에서 헬기가 가진 빠른 기동력으로 신속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점"이라고 했다.
출동만을 위해서 헬기를 띄우지 않는다. 대원과 조종사, 정비사가 합동으로 팀워크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수시로 훈련을 한다. 항공이라는 특수성이 있기에 숙련도가 높지 않으면 임무 수행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는 비율이 가장 높은 산악인명구조 훈련은 매주 한다.
항공소방대의 하루하루는 긴장의 연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긴급상황이 대체로 감소했다지만,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다는 준비태세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날 때면 스스로 체력 단련을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대전소방항공대 모두가 베테랑임을 자부하지만, 여전히 헬기를 타는 일은 긴장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준희 조종사는 "주상복합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화재를 진압하면서 소방대원들이 고립된 경우가 있었다. 지상으로 갈 수 있는 곳은 막혀 옥상으로 피신했다. 우리가 소방대원들을 직접 구조했던 임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강영모 2팀장은 "지난 3월 대청댐 인근 야산에서 벌목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이 전기톱에 무릎 뒤축을 베었는데, 이 환자도 대전소방항공대가 출동해 을지대병원 헬기장으로 이송했다. 1차 응급치료가 확실했고, 신속한 헬기 이송으로 골든타임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했다.
생명을 살리기도 하지만, 때때로 예기치 못한 죽음도 직면하게 된다. 특히 헬기를 함께 타는 동료의 죽음은 트라우마로 오래 남기 때문에 심리적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
식장산 정상에서 대전소방항공대 모습. |
대전소방헬기는 뒷 문이 전부 개방되는 특수헬기로 환자를 태운 간이 침대의 출입이 빠르고 편리하다. 사진은 서울 노들섬에 착륙해 화상환자를 이송하는 모습이다. |
꼬리날개 결함을 발견해 대전시장 표창을 받은 한상욱 정비사는 "올해 발견된 결함은 꼬리 날개의 크랙이었다. 헬기가 뜨기 전, 출발 점검 시, 임무 수행 완료 후에도 정비사와 조종사들이 헬기를 아주 세밀하게 점검한다. 더블 체크를 반복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대전소방본부에 4년 동안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전소방항공대는 현재 (주)헬리코리아의 임대 헬기와 계류장을 사용한다. 2026년에는 대전소방항공대의 계류장을 조성할 예정으로 현재 부지확보를 위한 준비와 용역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광역시에 해당하는 대전에서도 중형급(13인승)의 헬기 추가 확보해 2대를 교차 운행해야 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대전 상공을 하루에도 수차례 날아다니는 대전소방헬기는 BK117C-1 기종이다. 이 헬기에는 기본 장비만 80㎏이 실리고, 일반 헬기와 달리 뒷면을 모두 개방하는 구조다. 산불 진화를 위해 물을 담는 바스켓도 장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헬기 내부에 GPS와 카메라를 새롭게 장착했다. 헬기 위치와 고도, 사건 사고 현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소방청 통합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최신 시스템이다.
박해 대전소방항공대장은 "우리 대원들은 모두 인명구조사, 심폐소생술 자격증도 가진 베테랑이다. 긴급 출동이 없는 날에도 곳곳에서 유사 훈련을 하고 있다. 언제나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소방항공대가 오면 살 수 있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시민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것 같아 보람된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호이스트(인양기)를 이용해 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소방대원들. |
산불진화 모습. 밤비 바스켓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다.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