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전만 해도 전 세계가 이 신종 바이러스로 일상이 제한되는 삶을 상상이나 했을까?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 받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문명'은 전염병으로 수십억명으로 사망하고, 테러와 전쟁에서 황폐해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물론 '문명'이 출간된 2019년 만 해도 '멋진 신세계'나 미드 '원 헌드레드'와 같은 디스토피아적 배경에 불과했지만, 코로나 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생경한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다.
개미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나, 신이나 천사 같은 초월적 존재를 내세워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그려온 베르베르는 '문명'속에서도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는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고양이 피타고라스, 쥐 티무르 등 작품의 주요 동물 다수가 케이지에 갇혀 있던 실험동물이다. 또 작품안에서 돼지들이 벌이는 '인간 재판'은 인간이 미식이나 여흥을 위해 고통을 주는 동물들을 통해 단순히 동물권 보호의 차원을 넘어 인간 중심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작가의 곧은 생각을 그대로 얘기한다.
'문명'은 인류 문명의 끝에서 고양이 바스테트가 펼치는 모험 이야기다.
그래서 베르베르의 '고양이'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베르베르는 '고양이'와 '문명'을 아우르는 이야기는 총 3부작으로 예정돼 있다.
또한 문명에는 '개미'의 에드몽 웰즈와 '죽음'의 가브리엘 웰즈에 이어 로망 웰즈가 등장하는 등 웰즈 가문의 일원이 또다시 등장해 눈길을 끈다.
'문명'의 이야기는 다소 유며스럽지만, 진지하다.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쥐떼의 공격을 물리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표인 고양이들이 궁극적으로는 인류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건설 하는 것을 목표로 돼지, 소, 개, 비둘기 등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 펼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책은 '인간들은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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