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지난해 1월 발생하고 16개월이 지났다. 한 때 잘 나갔다는 음식점부터 시작해, '원조' 이름을 붙여갔던 여러 음식점과 술집 등 자영업의 어려움은 날로 커지고 있다. 매출 감소는 물론, 내 가게를 지키려는 점주들은 결국 빚까지 떠안게 됐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빚이 늘어난 자영업자들의 평균 부채 증가액은 5132만원에 이른다. 점주들은 숨만 쉬어도 적자라며 호소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대학가 주변은 간판 불도 꺼져있고, 임대 문의를 붙인 목 좋은 자리도 여전히 공실을 보이고 있다. 점주들은 매출 난에 허덕이고 있고, 빚으로도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힘들어한다. 적자와 빚 다음 수순인 폐업도 꾸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 수는 554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 8000명 줄었다.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6만5000명 감소한 점도, 인력을 줄이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걸 말해준다. 즉 문을 일찍 닫더라도 인건비를 줄이는 게 생업을 이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는 자영업자가 많다는 얘기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손실보상법도 지지부진이다. 지난 28일엔 국회 산자중기위가 법안소위를 열고 '손실보상법'을 논의할 예정이었는데, 당정 간 조율이 안 돼 연기했다. 당초 국회는 지난달까지 손실보상법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소급적용 여부 등 세부사안을 두고 여야의 합의가 늦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언제쯤 지원을 받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나는 더 이상 단골 사장님의 고갈비와 김치우동, 닭강정을 먹을 수 없게 됐다. 모든 자영업자들은 지금도 손실보상법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이들의 맛집도 언제 없어질 지 모른다. 정부와 국회의 재빠른 대처가 필요할 때다.
조훈희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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