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한국 전쟁 71주년을 맞아 타자의 시각에서 한국전쟁을 바라본 책 두 권이 나란히 출시됐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벌어진 전쟁에 참여한 참전국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전쟁은 이데올로기를 넘어 전쟁 자체가 주는 비극과 고통이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일본, 중국, 미국, 유럽과 콜롬비아의 상황과 문학을 통해 한국 전쟁을 그린 '한국전쟁과 타자의 텍스트(이정현 지음, 삶창 펴냄, 408쪽)'는 국제전이었던 한국 전쟁으로 타국의 청년들에게도 닥친 운명을 얘기한다.
책은 하 진의 '전쟁 쓰레기'라는 작품을 통해 "중국은 한국전쟁으로 엄청난 대가를 지불했지만 신생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고 건국 초기의 내부적 혼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고 밝히고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포로들의 송환 날짜가 다가오자 타이완에서 국민당 장교들이 파견돼 중국군 포로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설득을 시작했다"며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서의 갈등을 한국 전쟁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또한 필립로스의 소설 '울분'을 통해서는 "전쟁이 형성한 불안으로 미국의 기성세대는 보수적인 기독교 세계관에 집착했다. 기성세대는 헌신, 복종, 순결, 예의를 강조하는 규율을 청소년들에게 강요한다"며 한국전쟁으로 미국사회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준다.
책의 배경이 된 후크고지 전투는 1952년 10월부터 1953년 휴전 직전까지 미군과 영연방군이 4차 걸쳐 중공군과 격전끝에 사수한 전투다. 그 중에서도 2차 후크고지 전투를 통해 고지를 사수한 블랙와치 연대에 이어 1952년 11월 후크고지에 투입된 듀크 오브 웰링턴 연대는 50여시간에 걸친 참호 육반전과 혈투 끝에 고지를 사수했다.
듀크 오브 웰링턴 연대가 치른 3차 전투는 많은 포로와 사상자를 내며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로 열려져 있다.
책의 기획자이자 메인 필자인 케네스 켈드는 1934년생으로 18세의 나이로 그린 하워즈 연대에 신병 입대한 후 다음해 3년째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6.25의 최전선에 참여한 참전군인이다.
1부에서는 이 케네스 켈드가 직접 치른 3차 후크고지 전투와 그 전후 사정을 그리고 있으며, 2부에서는 이등병 소총수부터, 소대장, 포병대장에 이르기까지 22명의 참전 노병의 수기가 실렸다.
3부는 참전용사의 아내의 수기가 담겨 있다. 2차대전의 참담했던 현실에서 미처 빠져나오기도 전에 식민지 건설도, 다른 나라 참전도 아닌 이유로 다시 동원명령을 받고 한국으로 떠나는 남편을 뒤로하고 두 아이를 키워야 했던 젊은 아내의 이야기는 전쟁이 우리 삶에 어디까지 영향을 주는 지를 생각케 한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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