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까지 이뤄지면서 대학을 다니다가 중간에 재수를 하거나, 대학교에 입학만 한 상태로 재수를 하는 반수생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27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받은 '2021·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교육부가 정시 확대를 요구한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2023학년도 수능전형 모집인원은 2만1011명으로 2021학년도 1만4977명보다 6034명 늘었다.
이는 교육부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 비중이 45% 이상인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2023학년도까지 수능전형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맞물리면서 반수생 유인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학생 간 유대감을 쌓기가 어려워 정을 붙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원격수업 여파로 수도권 대학 진입을 노리는 학생의 경우 시간적인 여유가 뒷받침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반수생이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다. 2021학년도 수능에서 대학 한 학기 수강 후 대입에 재도전한 '반수생'이 7만90명으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부실해진 원격 수업에 실망한 학생들이 상위권 학교나 전공을 바꿔 진학하려는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전에 재학 중인 한 신입생은 "대학 캠퍼스를 누리지도 못했고, 원격 수업이 대부분이라 반수에 대해서 고민 중"며 "정시가 확대된다고 하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부모님과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 진입을 노리는 대전권 대학생이 반수에 나서게 되면, 그 여파는 지역 대학으로 돌아온다. 가뜩이나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률이 미달 되는 상황에서, 확보한 학생마저도 반수생으로 빠진다면 재정압박에 대한 타격이 심화 된다는 것이다.
그간 대전권 대학 자퇴생은 꾸준했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지난해 자퇴생을 보면 충남대 470명, 한밭대 378명, 한남대 536명, 배재대 428명, 목원대 240명, 대전대 427명, 우송대 304명 등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 측도 신입생의 중도 하차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정시확대가 맞물리면서 학생들 중에서도 중도하차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신입생들을 위한 비대면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기획하는 방향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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