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공격수 박인혁이 K리그2 2021 13라운드 부천FC와의 홈경기에서 헤트트릭를 기록하며 세리모니를 선보이고 있다(대전하나시티즌) |
박인혁은 이번 시즌 8경기에 출전했다. 개막전 부천 원정에 출전했으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이민성 감독의 시선에서 멀어졌고 6라운드 경남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경남전에서 눈도장을 찍은 박인혁은 이후 연달아 두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후 후보 라인업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바이오와 파투가 팀의 공격을 이끌며 분전했으나 공격진 전체가 골 가뭄에 시달렸고 오히려 박진섭, 김민덕 등 수비 자원들이 골을 터트리며 팀의 연패를 막았다. 5경기 만에 다시 기회를 잡은 박인혁은 결국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골문 앞에서 마무리하지 못해 득점 찬스를 날리거나 사소한 실수로 팀의 흐름을 끊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종일관 부천의 골문을 넘나들며 공격 루트를 만들었고 투톱을 이뤘던 파투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전반 27분에 들어간 두 번째 골은 이종현과의 콤비플레이가 돋보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종현의 크로스를 본 박인혁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문전쇄도 했고 그림처럼 헤더로 밀어 넣으며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세 번째 골은 박인혁의 개인기가 돋보였다. 중원에서 이종현의 패스를 받더니 20m가 넘는 거리를 드리볼로 돌파했고 골키퍼까지 제치며 부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인혁은 "길이 열려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골대를 맞고 들어갔는데 순간 나도 놀랐다"며 당시 소감을 전했다.
박인혁의 해트트릭은 개인통산 첫 해트트릭이다. 이번 시즌 K리그2에서도 첫 1호 해트트릭으로 기록됐고 K리그2 통산 29호 해트트릭이었다. 구단 전체로는 국내파 최초 해트트릭 기록을 세웠다. 2007년 데닐손(브라질)이 1호 해트트릭을 남겼고 2012년 케빈(벨기에), 2014년 아드리아노(브라질)가 한 경기 3골을 넣었다.
박인혁은 "경기 후 스테프에게 기록을 전달받았는데 너무 영광스럽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골에 대한 욕심보다는 팀이 승리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즌 최고의 활약상을 보였지만 정작 이민성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했다. 이 감독은 "해트트릭은 높게 평가하지만, 공격수로 당연히 넣었어야 하는 골이다. 그동안 너무 오래 걸렸다"며 "잠재력이 높은 선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상태에서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 해트트릭이 쉬운 기록은 아니지만, 선수를 지켜보면서 지속해서 주문하지 않으면 본인 스스로 할 수 없는 선수다. 오늘 경기로 한 단계 올라가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박인혁은 잠재력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고종수, 이흥실, 황선홍 등 역대 감독들과 같은 평가를 했다. 항상 2%가 부족한 선수로 낙인 찍혔던 그가 첫 해트트릭으로 한계치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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