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폭행은 선수생명의 끝이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폭행은 선수생명의 끝이다

  • 승인 2021-05-25 16:03
  • 수정 2021-08-24 09:26
  • 신문게재 2021-05-26 18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KakaoTalk_20200519_160803163
잊을만하면 터지는 스포츠 경기 중 폭행이 또 일어났다. 지난 15일 파주NFC에서 벌어진 고양불스풋살클럽과 제천FS의 '한화생명 2020-2021 FK 승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제천팀 선수가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발차기를 가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기 중 태클 수준이 아닌 폭행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경기는 난투극으로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는 재개됐지만, 해당 장면은 생방송을 타고 인터넷과 SNS로 퍼져나갔다. 급기야 당일 공중파 뉴스에 소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이번 사건은 누구보다 풋살 규정을 잘 알고 있는 현역 유소년지도자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규정에도 없는, 아니 규정을 떠나 경기 중 폭행을 근절해야 할 당사자들이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것이다. 폭행 당사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행동으로 영구제명까지 당했던 선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반성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냈어야 할 선수가 버젓이 준결승까지 올라간 것이다.

제천FS는 17일 공식 채널에서 통해 구단의 사과문을 올리고 태클과 폭력에 가담했던 세 명의 선수들에게 영구 박탈 처분을 내렸다. 해당 선수들도 자필로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진정한 반성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어 보인다. 구단 측의 처벌이 과연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의문과 솜방망이 처벌로 넘어갈 것이라는 여론이 대부분이다. 여론이 잠잠해지고 폭행 피해자와 당사자들이 합의가 이뤄지면서 복귀를 희망한다는 탄원서 몇 장이면 다시 경기장으로 복귀하는 것이 체육계 오랜 관례였다. 폭행 선수 징계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유명무실이다. 어렵게 징계위원회가 열려도 징계 담당자가 체육회 관계자거나 폭행 당사자들과 이해관계에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환경에서 피해자들이 납득 할 수 있는 처벌을 기대하긴 어렵다.

폭행사건이 터지면 징계와 처벌을 체육회 내부가 아닌 사법기관이 직접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경기장 폭행을 포함해 훈련장 폭행, 지도자의 폭행, 팀원 또는 선후배 간 폭행 모두를 엄벌할 수 있는 조직이나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징계위원회도 법조인 출신이나, 스포츠 행정 전문가를 포함해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도록 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과거에도 비슷한 조직이 꾸려졌지만 결국 남은 것은 체육회 출신의 사람들이었다. 임시로 생겼다 사라지는 징계위원회가 아닌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하다. 강력한 징계만이 능사는 아니다. 폭행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풍조가 어린 선수들에게 이어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 실력보다 중요한 것이 인성이며 경기장 폭행은 곧 '선수 생명의 끝'이라는 인식을 유소년 시절부터 인식시켜야 한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긴박했던 6시간] 윤 대통령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2.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가결
  3. 계엄사 "국회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
  4.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5. "한밤중 계엄령" 대전시-자치구 화들짝… 관가 종일 술렁
  1. 계엄사 "언론·출판 통제…파업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해야" [전문]
  2.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3.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4.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5.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헤드라인 뉴스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기국회 등 올 연말 여의도에서 추진 동력 확보가 시급한 충청 현안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