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누구보다 풋살 규정을 잘 알고 있는 현역 유소년지도자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규정에도 없는, 아니 규정을 떠나 경기 중 폭행을 근절해야 할 당사자들이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것이다. 폭행 당사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행동으로 영구제명까지 당했던 선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반성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냈어야 할 선수가 버젓이 준결승까지 올라간 것이다.
제천FS는 17일 공식 채널에서 통해 구단의 사과문을 올리고 태클과 폭력에 가담했던 세 명의 선수들에게 영구 박탈 처분을 내렸다. 해당 선수들도 자필로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진정한 반성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어 보인다. 구단 측의 처벌이 과연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의문과 솜방망이 처벌로 넘어갈 것이라는 여론이 대부분이다. 여론이 잠잠해지고 폭행 피해자와 당사자들이 합의가 이뤄지면서 복귀를 희망한다는 탄원서 몇 장이면 다시 경기장으로 복귀하는 것이 체육계 오랜 관례였다. 폭행 선수 징계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유명무실이다. 어렵게 징계위원회가 열려도 징계 담당자가 체육회 관계자거나 폭행 당사자들과 이해관계에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환경에서 피해자들이 납득 할 수 있는 처벌을 기대하긴 어렵다.
폭행사건이 터지면 징계와 처벌을 체육회 내부가 아닌 사법기관이 직접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경기장 폭행을 포함해 훈련장 폭행, 지도자의 폭행, 팀원 또는 선후배 간 폭행 모두를 엄벌할 수 있는 조직이나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징계위원회도 법조인 출신이나, 스포츠 행정 전문가를 포함해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도록 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과거에도 비슷한 조직이 꾸려졌지만 결국 남은 것은 체육회 출신의 사람들이었다. 임시로 생겼다 사라지는 징계위원회가 아닌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하다. 강력한 징계만이 능사는 아니다. 폭행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풍조가 어린 선수들에게 이어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 실력보다 중요한 것이 인성이며 경기장 폭행은 곧 '선수 생명의 끝'이라는 인식을 유소년 시절부터 인식시켜야 한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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