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3주기 평가 결과를 앞둔 가운데 교육부가 입학 정원 카드를 내놓은 것은 신입생 미달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세부 기준은 올해 하반기 내놓을 예정인데, 대학들은 폐교를 막기 위한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20일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을 발표하고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재학생 충원율과 신입생 충원율을 모두 고려한 평균 '유지 충원율'을 도출하고 이에 미달하는 경우 권역별로 하위 30~50% 대학에 정원을 줄일 것을 권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대학의 재정 수준을 진단해 위기에 처한 대학은 '위험대학'으로 지정하고, 회생이 불가능한 곳은 폐교 시킨다는 계획도 담겼다. 이는 지방대 고사 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모든 대학들에게 정원 감축을 유도한다는 의미다.
교육부 발표 이후 지역대학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학들은 교육부 정책에 대학가도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정원감축에 앞서 정부의 재정지원에 대한 약속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원 사업의 경우 재학생 수,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재정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대학들의 위기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어서다.
지역 사립대 한 관계자는 "10여 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했고, 비등록금 회계인 기숙사 등은 재학생이 없는 운영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결국, 마이너스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수도권 대학들의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모든 대학에 입학정원 감축을 한다는 것인데, 대학 입장에서는 정원감축과 재정지원이 동반되지 않는 한 동참을 이끌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입학처장은 "앞으로 매년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 정원을 줄이는 데만 집중하면 살아남는 대학이 없을 것"이라며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대학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경쟁력을 강화 하기 위한 방안을 근본적인 교육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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