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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관람료 산정부터 공연 단체 간 협력, 홍보마케팅 방안 등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감염병 여파로 극심한 타격을 입은 예술생태계의 기능 회복에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입시경쟁에 내몰린 청소년들이 공연과 전시를 직접 선택하고 누리는 과정을 통해 '문화키즈'로 성장하는 데에 중요한 매개체가 될 거라는 기대감도 보인다.
대전시의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30일 지역인재육성과 대전교육 발전을 위한 '2020 대전시 교육행정협의회'를 열고 청소년 문화예술관람료지원을 합의했다. 총예산 12억 중 시스템 구축비 2억을 제외한 10억에 대해 시와 교육청이 반반씩 부담하기로 했으며, 오는 9월 시범 운영에 이어 내년에는 20억으로 예산을 늘리는 등 사업 규모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대전 관내 중학생과 같은 연령대(만 12세부터 14세까지)의 학교 밖 청소년들을 포함해 총 4만여 명에게 연 5만 원을 지원하는 이번 사업은 음악과 전시, 연극 등 모든 문화관람을 포함하되 도서와 영화는 제외다. 관람료 지급 방식과 관련 포인트제나 카드발급 등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공연예술계는 이번 지원사업이 전국 최초인 만큼, 철저한 사전준비로 타 시도에 롤모델이 돼 예술생태계의 기능 회복에 발판이 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전소극장협회와 지역문화정책연구소 주최로 24일과 내달 7일 두 차례 사전 모임을 갖는다. 연극과 무용, 음악 기획 분야에 종사하는 지역 예술인들 20여 명이 모여 관람료 지원의 실질적인 방안을 두고 머리를 맞댄다.
이인복 아신아트컴퍼니 대표는 "이번 모임은 적정 관람료 산정을 비롯해 소극장과 공연 단체 간 협력방안을 고민하는 시간"이라며 "무겁고 피상적인 교과서적 내용이 아닌, 청소년관람극의 기준을 잘 설정해 지원비가 동원되기 위한 용도로 쓰이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복영한 대전연극협회장은 "학생이 소비 주체라는 점에서 위원회나 워킹그룹을 만들어 필터링 된 작품을 선보일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찾아가는 전시' 형태로 전시를 감상하며 연극을 보고 음악을 듣는 등 복합예술 공연을 개발해 학생들의 호응을 끌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관람료지원사업은 앞서 지난해 7월 정기현 시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14일 조례 제정으로 이어졌다. 정 의원은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에서 나아가 수익창출 접근을 고민하던 중 고안했다"라며 "실질적인 도움으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창작의욕을 독려해 건강한 생태계를 지켜내는 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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