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라인상에 '머니게임'이라는 웹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남자 4명 여자 4명이 밀폐된 공간에서 14일간 버티는 사람에게 총상금 4억 8140만 원 중 남은 상금을 분배해주는 게임이다. 네이버 웹툰을 실사화한 콘텐츠로 20~30대 청년층 사이에서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젠더갈등 양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총 8편으로 예고편 등 기타 영상까지 합쳐 총 조회수가 6700만이 넘는다.
그러나 게임이 끝난 이후에도 게임 외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간 성별 갈등이 지속되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게임 내 여성 연합 측과 남성 연합 측의 갈등을 불합리한 사건 사고로 보고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젠더 갈등은 온라인 컨텐츠를 주로 소비하는 20~30대 청년층에서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단순히 유튜브 콘텐츠 안에서의 문제가 범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 지나친 면이 있지만 그만큼 20대 청년들이 젠더 문제에 엄청나게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젠더 갈등이 하루 이틀 만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와는 달리 SNS 등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는 것도 불씨를 지핀 셈이다.
현재 청년 세대는 가부장제적 성 역할로부터 대부분 자유로워지면서 성평등을 체화하며 성장하기 시작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청년 남녀 모두 결혼에 대해 회의적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0대 남성 40.6%만 '결혼을 꼭 해야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으며 20대 여성은 26.4%만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2008년 20대 남성 71.9%, 20대 여성 52.9%의 긍정적인 답변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일부 청년 남성들이 "여성도 군대 가라", "더치페이 하자" 등의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이유는 오히려 가부장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글에는 19일 현재 약 29만명이 동의를 표시했다.
청원인은 "성평등을 추구하고 여성의 능력이 결코 남성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병역의 의무를 남성에게만 지게 하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고 여성 비하적인 발상"이라며 "여자는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듬직한 전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권이 여성할당제 등 적극적 우대조치에 입각한 성평등 정책을 추진할 때 청년들은 이를 세대 간 불공정 문제로 인식한다.
사회적으로 젠더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청년 남녀 모두가 동의하는 지점에서 접근해 성별 우대정책에서 벗어나 고용·노동·복지·가족 등 보편적 문제로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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