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청와대 정부 바꿔야…" 메시지에 여야 들썩

金 강연서 "승자독식 깨는게 정치개혁" 대권 행보?
김종인 '주목할 대선주자' 이광재 "국힘 갈일 없다"

충청 출신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그동안의 잠행을 깨고 청와대에 권력이 쏠린 현 체재를 바꿔야 한다고 정치적 뉘앙스가 담긴 메시지를 내놓아 주목된다.

차기 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김 전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에 대선 행보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여야의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7일 경기도 오산 웨딩의전당에서 열린 JCI 경기지구 청년회의소 임원연수에 강연자로 나서서 "단임 대통령제에서 성과를 내려는 성급한 마음이 만드는 '청와대 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정부'는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된 상황에서 대통령과 비서진이 내각 등 국정운영을 주도하는 체제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되다. '청와대 정부' 출현 원인으로는 승자독식 구조를 꼽았다.

그는 "단임 대통령제든 소선거구제든 우리 정치판은 전형적인 승자 독식구조"라며 "이는 중앙집권적인 성격의 국가 과잉이 나오는 문제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정치 줄이기와 권력 나누기를 제안했다. 승자독식 구조를 깨고 여야가 공통의 대선공약 등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김 전 부총리 이날 강연의 솔루션이다.

김 전 부총리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정치권 일각에선 충청 대망론의 한 축으로 꼽아왔다. 김 전 부총리는 여야 모두에 영입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방증하듯 김 전 부총리의 오랜 만의 메시에 여야 정치권은 뜨겁게 반응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마침 같은 날 보도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주목해야 할 차기 대선주자로 김 전 부총리를 지목, "움직이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어젠다를 들고나오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김 전 부총리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듯하다"며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경제 대통령' 얘기와 함께 (대선 주자로)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이광재 의원(원주갑)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이 이번에는 김 전 부총리를 야권의 대선후보로 띄운다고 한다"며 "김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으로 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김 전 부총리에 대한 평가와 기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김 전 부총리에 대해 "김 위원장의 정략에 흔들리는 무게 없는 분이 아니며 야권의 불쏘시개로 쓰일 한가한 분도 아니다"라고 썼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