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수치만 놓고 보면 지방대학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방의 몰락이라는 심각한 위기 의식을 갖고 대안 마련에 함께 나서야 한다.
지방에서 많은 젊은 인재가 배출되고 이들이 살아가기 위해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이 시점에 국가균형발전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균형발전에 있어 문재인 정부의 4년 임기 동안 좋은 점수를 주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이 시기에 균형발전이 후퇴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제활동 인구의 수도권 유입 가속화로 비수도권 경제는 퇴보하고 있고, 다시 지방인구의 수도권 유출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현상이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총인구는 2017년 5월 말 2564만여 명에서 올해 4월 말 2600만여명으로 36만여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비수도권 인구는 2609만여명에서 2569만여명으로 39만여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인구의 수도권 유입의 가장 큰 이유는 취업 등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4년간 25조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다고 하지만, 지방이 느끼는 체감은 미미한 게 현실이다. 투자되는 숫자에 연연하기 보다는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도 최근 세종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포럼’에서 “아직 수도권 과밀화와 경쟁 격화로 수도권 청년은 힘들어하고 지방은 수도권과의 격차 확대로 소외감과 소멸 위기감이 커지는 것도 현실”이라며 저출산과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 분산의 대책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혁신도시로 지정된 대전과 충남에 혁신도시 시즌2 발표를 통한 공공기관의 조기 이전도 하나의 방책이다. 언젠가 내려보낼 공공기관이라면 앞당겨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 가능하다. 대전 등에 지정된 도심융합특구도 속도를 내야 한다. 제2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이 유수의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현재 비수도권에서 추진되는 메가시티 조성 바람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전제가 깔렸다. 국가균형발전 추진을 앞당기고 수도권과의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큰 포석이다.
결국, 수도권 과밀·비대화 문제를 풀지 않으면 국가균형발전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서울 등 수도권 인구가 지방으로 내려 간다면 수도권 부동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지방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다.
박태구 경제사회교육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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