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혁 작곡가 |
사람과 음악을 연결하는 음악의 인터페이스는 악기다. Piano는 Keyboard처럼 비합리적 구조로 되어있다.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을 올려보자. 가장이 힘이 센 엄지손가락을 중심으로 가장 약한 새끼손가락이 고음과 저음을 치게 되어있다.
화음이 포함된 음악을 연주하는 데 있어서 선율은 오른쪽 손 새끼손가락이 중심이 되고 소리는 커야 한다. 화성을 결정하는 베이스는 왼쪽 손 새끼손가락이 중심이 되어 연주한다. 소리는 크되 선율과 다른 음들을 보조해야 한다. 그리고 선율과 베이스 사이에서 음을 채워 화성을 만드는 것은 엄지손가락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소리가 선율이나 베이스보다 크면 전체적인 조화를 방해하므로 가장 적절한 크기를 찾아야 한다. 이를 감안해 조화롭게 연주할 때 우리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게 된다. Bach의 평균율 곡 1집의 Prelude 1번을 피아노로 들어보자. 이 음악이 바로 모든 손가락이 협력이 필요하다. 그럴 때 조화로운 음악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
현악 4중주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현악 4중주의 편성은 Violin 둘, Viola, Cello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서로 앙상블을 만들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두 대의 Violin은 고음악기다. 선율과 화성의 일부를 책임진다. Viola는 중음 악기로 중음역 음들을 담당한다. Cello는 중저음 악기다. 이들 역시 서로 배려하며 연주할 때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Haydn의 현악 4중주 종달새를 들어보길 권한다.
이제 관현악이다. 관현악은 목관악기 Flute, Oboe, Clarinet, Bassoon, 금관악기 Horn, Trumpet, Trombone, Tuba 등으로 구성된다. 타악기 Timpani, 큰북, 작은북을 포함한 다양한 타악기, Harp 필요에 따라 Piano 그리고 현악기 2 Violin, Viola, Cello, Contrabass로 이루어진다. 각 악기군은 고음과 저음을 적절하게 조화시켜야 한다. 여기에도 막강한 소리 군단이 있다. 바로 Brass(금관악기)다. 이들은 악기 하나가 오케스트라 소리를 뚫고 나올 정도로 강한 음량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Brass는 선율을 연주할 때 말고는 절제된 소리로 연주한다. 다양한 음색의 목관악기는 그 음색을 관현악 전체의 조화를 이루어가며 하모니를 만들어야 한다. 타악기와 하프, Piano도 마찬가지다. 현 악기군은 음악을 주도해간다. 때로는 선율로 때로는 관현악 전체의 화성을 통일시킨다.
관현악의 모든 악기는 solo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들이 감동 있는 합주를 하기 위해서는 solo로서의 기능을 절제하고 다른 악기를 배려하며 연주해야 한다.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을 들어보자. 각 악기의 조화로움 속에서 심금을 울리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피아노의 손가락 위치가 음악을 좋은 앙상블로 만들기엔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 조건을 잘 수용하고 손가락의 힘을 절제하거나 강화함으로 조화로운 연주를 할 수 있음을 보았다. 이는 더 나아가 많은 악기 편성에서 적용되었다. 악기는 음악과 사람을 연결하는 음악의 '인터페이스'다. 이런 조화를 통한 음악 연주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며 정서 함양을 시킨다. 그래서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합주, 합창을 추천하곤 한다. 연주하며 돕고 배려하는 가운데 이타심을 키우고 음악으로 인해 정서가 함양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 놓여있다. 이 역경을 서로 돕고 배려할 때 코로나는 극복할 수 있다. 다행히 백신에 의해 이제는 조금씩 끝이 보인다. 힘들지만 음악과 함께 끝까지 힘을 내자. 코로나 19 이 또한 지나가리니…/ 안성혁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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