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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무직이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고 외려 피해를 당했다고 악성 민원을 제기할 때.'
전교조 대전지부가 공개한 교권침해 사례 중 한 부분이다.
오는 15일 40회 스승의날을 맞이하지만, 여전히 행정업무와 교권침해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13일 스승의 날을 맞아 '교직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일부터 유·초·중·고 교사 988명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교직 만족도'에 응답했다.
'교사들이 가장 힘든 점(2개 복수 선택)'을 묻는 질문엔 행정업무가 70.2%로 가장 높았고, 교권침해 50.6%로 뒤를 이었다. 대전지역 교사 2명 중 1명은 교권침해를 경험했다는 얘기다.
이밖에 생활지도 43.9%, 담임 업무나 수업 때문에 힘들다고 한 교사는 각각 15.5%, 3.8%로 확인됐다. 이뿐 아니라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을 때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행정업무와 교권침해 관련 내용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행정 업무 내용 중엔 '업무가 너무 많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없을 때' 등이었다.
전국적으로도 교권 침해는 꾸준했다. 전교조는 지난달 1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교사 134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5.2%가 '원격수업 관련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즉 2명 중 1명꼴로 교권침해를 받았다는 얘기다.
학생에게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교사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수업 시 음식 섭취·부적절한 복장·수업과 관련 없는 화면이나 글 공유 등 방해'가 72.8%로 가장 많았고, '수업 시 지시 불이행' 역시 61.8%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학생들의 '욕설, 폭언, 명예훼손'은 8.8%, '성희롱'은 2.2%였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원격 수업이 이뤄지면서 이른바 '사이버 교권침해' 사례도 생겨났다. 이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개한 교권보호 및 교직 상담활동 지침서를 보면 사이버 교권 침해 사례는 30건으로 집계돼 새로운 문제로 부각됐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접수된 사이버 교권침해 사례로는 학생이 온라인에 교사의 명의를 무단 도용해 글을 올리거나, 교사의 사진을 몰래 찍어 실명과 욕설을 SNS에 게시하는 등의 사례가 접수됐다.
이를 두고 제대로 된 제도정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교권침해가 이어지는 만큼 교권실태에 맞는 법률 개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행정업무 또한 가중되고 있는 만큼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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