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두 살짜리 딸을 얼마나 학대했으면 그 아이는 의식불명에 빠졌을까. 이 양부는 지난 4일부터 8일 사이에 총 3차례에 걸쳐 자신의 주거지에서 손과 주먹,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 등으로 아이(2살)의 얼굴과 머리 등 신체 부위를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아이의 30대 양모(養母)도 형사 입건한 상태라고 한다.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로 인해 국민적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은 바 있거늘.
나는 최근 모 기관에서 주최한 '2021년 『누구나 강사』 영상 공모전'에 보낼 방송을 촬영했다. 여기서 대상을 받으면 상금도 크거니와 강사로 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까지 부여한다.
심사는 내부 및 외부위원을 통한 심사, 유튜브 호응도 등을 종합하여 판정한다고 했다. 분량은 12분 정도인데 이 방송을 찍으려고 나는 일주일 가까이 리허설을 반복했다.
강의 경험이 없어서였다. 이 방송에서 나는 팔불출답게 자식 자랑을 또 했다. 주변에선 나를 일컬어 "자식농사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러워한다. 맞다. 나는 잘 둔 아이들 덕분에 넉넉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나는 아이들을 잘 기르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아들이 고3이었을 때는 평소 물처럼 즐겼던 술을 여덟 달 이상 끊었다. 혹여 만취하여 실수라도 할까 싶어 선제적으로 취한 습관이자 행동이었다.
딸도 마찬가지였다. 딸이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3년 동안 등.하굣길의 동반자가 됐다. 아울러 사랑과 칭찬을 양수겸장(兩手兼將)의 비료로 뿌렸다. 그 덕분이었으리라….
둘 다 자신이 원했던 대학에 엿 붙듯 합격했다. 부모의 가장 큰 보람과 행복은 자식이 잘되는 것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다 한들 자식 농사에서 실패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친모(親母)나 양모(養母)도 마찬가지다. 비록 내 배 속에서 나온 아이는 아니더라도 정성껏 양육해야 마땅하다. 애완견은 그토록 애지중지하면서 막상 사람인 아이에게는 학대를 일삼아서야 쓰겠는가.
코로나 19 확진자가 연일 400~7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원인은 아직 낮은 백신 접종률과 지역사회 감염원 누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른 다중이용시설 집단 발생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날씨가 화창해지면서 나들이객들이 부쩍 늘었다. 설상가상(?) 이른바 '보복심리'라고 하여 백화점 등에 가면 손님이 많이 증가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우려 때문에 지난 어버이날에도 아이들과 손주에게 집에 올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고 금족령을 내렸다.
그렇지만 본심은 정말 손자와 손녀까지 너무나 보고 싶었다! 굳이 '내리사랑'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내 아들과 딸이 낳은 손주가 어찌 그립지 않으랴. 한국 설화인 '콩쥐 팥쥐'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콩쥐가 일찍 모친을 여의자 그의 아버지는 계모를 얻는다. 계모에게는 팥쥐라는 딸이 있었다. 계모는 콩쥐에게만 힘든 집안일을 다 시키니 콩쥐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러나 이는 현실이 아니다. 말 그대로 설화(說話), 즉 있지 아니한 일에 대하여 사실처럼 재미있게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가 손주 또래의 아이들만 봐도 너무나 예쁘다.
아동 학대는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되는 것일까. 아동 학대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일벌백계(一罰百戒)의 처벌을 넘어, 소중한 인격체라는 개개인 마음의 정리정돈이 관건이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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